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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직무능력 검증 강화, 인공지능 활용 면접, 기업문화 체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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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기업 공개채용 신경향 선선한 가을바람이 반가운 10월이다. 야외 활동하기 좋은 계절을 맞아 나들이를 계획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취업준비생(취준생)’의 상황은 다르다. 공공기관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의 하반기 공채 시즌이기 때문이다. 9월에 시작된 원서 접수는 10월까지 활발히 진행된다. 올해 들어 7개월 연속 실업자 수 1000만여 명을 기록(통계청 자료)한 현재,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거운 공개채용 현황을 살펴봤다. 새로운 형태의 채용 절차부터 요즘 기업에서 중요시하는 부분까지 소개한다. 

필기시험서 상식 비중 축소 #구직자 초청 기업 견학 확대 #재직자들과 상담 기회 제공

신입·경력 사원 등을 선발하는 하반기 공채모집이 지난 9월 시작됐다. 올해 많은 기업은 필기시험에서 시사, 역사 지식 등을 묻는 상식평가를 줄이고 직무능력 검증을 강화했다.

신입·경력 사원 등을 선발하는 하반기 공채모집이 지난 9월 시작됐다. 올해 많은 기업은 필기시험에서 시사, 역사 지식 등을 묻는 상식평가를 줄이고 직무능력 검증을 강화했다.

최근 눈에 띄는 공채시험 변화로는 시사, 역사 지식 등을 묻는 상식 평가가 필기시험에서 줄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인·적성 검사에서 상식과 소양, 역사 등을 묻는 인문학 비중이 축소되고 있고 이마저도 제외한 기업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상식 평가를 축소한 기업은 대신 직무 평가를 강화한다. 일부 대기업은 자기소개서를 비롯한 서류 평가 때부터 직무능력 검증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AI가 분석한 자기소개서로 면접

인공지능(AI)도 인재 채용 방법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채용 절차의 객관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서류전형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표절 여부를 검사하고 역량검사 결과를 분석한다. 몇몇 기업에서는 면접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한다. 면접 당일 지원자의 즉각적인 반응과 표정, 감정 등을 인공지능으로 파악하고 분석한다. 또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지원자가 조직과 직무에 적합한 인재인지 판별하고 그 내용(필요 인재 부합도)을 면접관들에게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이외에 주목할 만한 특징으로는 기업이 우수한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기업 홍보에 나선다는 점이다. 기업은 우수한 기업 문화와 직무 성격을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고 사내 복지 등을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적극적으로 마련한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각 대학을 방문해 학생들을 만나는 기존의 설명회 방식에서 더 나아가 구직자들이 기업을 방문해 기업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재직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기획한다.

요리 면접과 젓가락 면접으로 잘 알려진 샘표는 올해 처음으로 본사에서 공채 인·적성 검사를 진행한다. 그동안 별도의 외부 공간을 빌려 진행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지원자에게 샘표의 기업 문화를 경험하고 선배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실제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서울 충무로 본사에서 인·적성 검사가 열린다. 서류전형 합격자에 한해 인·적성 검사 참석 날짜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시험을 본 지원자들은 샘표 본사 견학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게 된다. 1층 우리맛 공간과 10층 헤리티지 스페이스 등을 살피며 기업 문화와 제품, 구성원들을 만나며 경험한다.

샘표 관계자는 “한국의 식문화 수준을 높이고 맛으로 세계인을 즐겁게 한다는 샘표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행복이 중요하다”며 “장수기업의 탄탄한 기술력에 젊은 감각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더해줄 인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응원도 하기 위해 따뜻한 수프와 주먹밥, 육포와 쿠키, 그리고 편안하게 쉴 공간 등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개발 회사인 넥슨은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시즌을 맞아 지난달 15일 판교 사옥에서 ‘커리어 클럽’을 개최했다. 커리어 클럽은 구직자를 대상으로 채용 상담, 취업 특강, 포트폴리오 점검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가자는 현업에 종사하는 선배 사원과 상담하고 실질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이 행사에는 현재 게임 기획 및 게임 프로그래밍 업무를 맡고 있는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유한다.

북한학 전공 우대, 손 씻기 평가

급변하는 남북 관계를 반영하듯 ‘북한학’ 특수도 눈길을 끈다. 오는 9일 필기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협중앙회는 대북사업을 위한 북한학 전공자, 바다환경 회복과 관리를 위한 해양환경 분야 전공자 등 42명 규모의 하반기 신입직원을 채용한다. 또 융·복합 시대를 맞아 문학·사학·철학·심리학 전공자 확보를 위해 인문학 분야도 신설한다.

‘손 씻기’를 평가하는 기업도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상반기부터 신입사원 면접전형에 ‘손 씻기’ 심사를 도입했다. 손 씻기 심사는 지원자들이 손에 남은 세균이 없도록 올바른 방법으로 손을 씻는지 평가하는 방식이다. 삼성웰스토리는 신선 식자재를 배송하고 단체급식 서비스를 다루는 회사로 위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다. 이에 삼성웰스토리는 2시간 단위로 손 씻는 시간을 알려주는 ‘손 씻기 알람벨’을 800여 개 단체급식 사업장에 설치하기도 했다. 기업은 이 같은 회사 철학을 인재 채용 과정에 적극 반영하고자 해당 심사 방식을 도입했다. 삼성웰스토리는 하반기에도 손 씻기 심사가 있는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직장인 만족도 평가 ‘일하기 좋은 기업’ 지수

포브스코리아와 잡플래닛이 우리나라 직장인 기업 만족도를 나타내는 종합지표인 ‘일하기 좋은 기업(Best Companies to Work, 이하 BCW)’ 지수를 발표한다. 지수는 11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 지수는 2017년에 처음 발표됐다. 2017년 평가에서는 잡플래닛 서비스에 등록된 2만2073개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총 평점, 승진 기회 및 가능성, 급여 및 복지, 일과 삶의 균형, 사내 문화, 경영진 만족도 등 6개 정량평가와 해당 기업의 장단점과 경영진에게 바라는 점 등 정성평가를 반영해 지수화했다. 6개 정량평가 중 1개는 총 평점 30점, 나머지 5개는 각14점으로 환산해 객관성을 높였다. 지수 산출에 사용되는 모든 정보는 잡플래닛을 통해 수집됐다. 근로자가 회사 눈치를 보지 않는 상황에서 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왜곡되지 않은 실체적 만족도가 반영된 평가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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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Jobpl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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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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