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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이용호 유엔 연설 '신뢰'18번 언급…외신이 주목한 대목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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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조연설을 하는 이용호 북한 외무상 [AP=연합뉴스]

유엔 기조연설을 하는 이용호 북한 외무상 [AP=연합뉴스]

미국 주요 언론과 외신들은 29일(현지시간) 북한 이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주요 뉴스로 전하며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말한 대목에 주목했다.

AP통신은 '북한은 신뢰 없이 핵무장해제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날 이 외무상의 언급은 "평화는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끝낼 때만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제재로 우리를 무릎 꿇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망상"이라는 이 외무상의 발언을 강조하며 북한이 '미국의 신뢰 조치'를 거듭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외무상의 발언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0월 4차 방북을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는 것에 의의를 뒀다.

보수성향 미 방송 폭스뉴스는 북한이 '절대로' 조건 없이 핵무장 해제를 하지 않겠다고 한 대목에  촉각을 세웠다.

폭스뉴스는 "워싱턴(미국)은 의미 있는 핵무장 해제 선결 없이 종전선언을 요구하는 북한의 태도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또 NBC방송은 앞서 폼페이오 장관이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선 대북 제재를 지속해야 한다"고 거듭 반복한 대목과 함께 이 외무상의 제재 완화 요구를 전했다.

미 CBS방송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서두를 것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유엔 총회장 주변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이 외무상이 만난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로이터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이 먼저 신뢰를 보여주지 않으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한 점을 강조했다.

한편 이 외무상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비핵화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갖게 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 기조에 반대 입장을 내놓으며 대북 제재 완화나 종전선언을 비롯한 상응 조치를 내놓으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셈이다.

특히 15분 분량의 기조연설에서 '신뢰'를 강조하거나 '불신'을 비판하는 표현만 18차례 사용했고, '비핵화'와 '평화'라는 단어도 각각 7차례, 19차례 사용했다.

이는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일방적으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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