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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핸드폰사진관] 밤에 피는 꽃

중앙일보

입력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오래전 ‘야화’라는 대중가요가 있었습니다.
가사는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별빛을 살라 먹고 별빛을 살라 먹고
그 향기 그 힘으로 밤에 피는 너는 야화’

요사이 밤마다 피는 꽃이 있습니다.
동대문 DDP에 피는 LED 조명 장미입니다.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어둠을 살라 먹고 핍니다.
어둠이 짙을수록 더 밝은 꽃을 피웁니다.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사진 찍기 좋은 명소가 된 지 오래입니다.
여기를 찾는 사람들은 너나없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하나하나 꽃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이러합니다.
이런 꽃이 수만 송이니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어둠을 살라 먹고 바람이 일어납니다.
꽃만 어둠을 살라 먹는 게 아니었습니다.
바람도 어둠을 사르며 입니다.
흔들리기에 더 꽃 같습니다.

그런데 흔들림이 사진엔 제대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쇠로 된 꽃대가 흔들림을 애써 붙들고 있습니다.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그 흔들림이 아쉬워 휴대폰을 옆으로 돌리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마치 영화 ‘아바타’의 숲에 온 듯합니다.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휴대폰을 상하로 돌리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꽃이 빛을 뿜으며 빙글빙글 도는 듯합니다.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위아래로 흔들었습니다.
오리가 떼를 지어 떠가는 듯 보입니다.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좌우 상하로 재빠르게 흔들었습니다.
마치 악보가 흐르는 듯합니다.

동대문 DDP LED 장미

동대문 DDP LED 장미

사선으로 살짝 흔들었습니다.
하트가 가을밤에 두둥실 떠다니는 듯합니다.

이렇듯 밤마다 핍니다.
빛 꽃이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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