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택대출 금리 벌써 5% 육박 … 금리 1%P 오를 때 이자 9조원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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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태평양 너머에 있는 한국 주택담보대출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행진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주담대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은행 문턱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커서다.

가구당 평균 94만원꼴 더 부담 #코스피는 미 금리 악재에도 상승

시장금리는 이미 완연한 오름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지난달 잔액 기준 1.89%로,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지난해 8월 1.59%에서 12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연 3.58~4.78%에 이른다. 신한은행은 연 3.19~4.54%, 하나은행은 연 3.133~4.333%, 우리은행은 연 3.29%~4.29%다. 모두 4%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추세라면 미국이 금리를 몇 번 더 높이거나 한은이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할 경우 5%를 쉽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산정하는 은행권 가중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잔액 기준)도 7월 3.20%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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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기준금리를 또 인상한다면 시중금리 인상 속도는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강력한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하는 ‘9·13 대책’에 이어 주담대 금리까지 오르게 되면 가계가 ‘내집 마련’을 위해 은행 돈을 쓰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은행 돈을 쓰고 있는 경우에도 이자 상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은 과거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전체 가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 규모가 연간 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7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대출금리를 1%포인트 인상하면 한국 가구당 평균 이자 부담액이 연 402만5000원에서 496만6000원으로 94만1000원(23.4%)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예견된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에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오른 2355.4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0.62%오른 833.01을 기록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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