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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추진비 못쓰는 밤·주말…청와대, 2억4500만원 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 재정정보분석시스템 '디브레인' 자료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희, 추경호, 심재철, 김순례,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정부 재정정보분석시스템 '디브레인' 자료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희, 추경호, 심재철, 김순례,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행정정보 무단 유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했다. 심 의원은 청와대가 원칙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쓸 수 없는 시간대에 사용하는 등 2억4594만원을 부적절하게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이 재정정보시스템(디브레인)을 통해 확보한 2017년 5월 이후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오후 11시 이후 심야시간대와 법정 공휴일 및 토ㆍ일요일에 2억4594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썼다. 오후 11시 이후 심야시간대에 4132만원(231건), 공휴일에 2억461만원(1611건)을 사용했다.

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은 오후 11시 이후 심야시간대와 법정 공휴일 및 토ㆍ일요일에 원칙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심 의원은 사용 목적이 불분명한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백화점업 8826만원(758건), ▶업종이 누락된 인터넷 결제 500만원(13건), ▶오락 관련업 241만원(10건) 등이다. 지침은 집행 목적과 일시, 장소, 집행대상 등을 증빙서류에 기재해 사용 용도를 명확히 하도록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27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에 대해 항의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27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에 대해 항의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심 의원은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금액 역시 3132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의원실에서 사용처를 분석한 결과 ▶비어ㆍ호프ㆍ맥주ㆍ펍 1300만원(118건) ▶주막ㆍ막걸리 691만원(43건) ▶이자카야 557만원(38건) 등으로 조사됐다.

1인당 10만원 내외의 고급 음식점에서 업무추진비가 집행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심 의원은 “사용 업종이 누락된 건도 4억1469만원(3033건)이었다. 상호는 있지만 ‘업종’이 누락돼 감사원 등의 추가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7일 기획재정부가 행정정보 무단 열람 혐의로 심 의원 보좌진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21일에는 심 의원 국회 사무실과 보좌진 자택 등을 압수 수색을 했다. 자유한국당은 27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정기국회 도중 압수 수색을 허용한 문희상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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