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비핵화 진전 없는데 국방 눈 빼버려 … 잘못된 결정 의심해봐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자유한국당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20일에도 비판을 이어갔다. 한국당은 전날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한마디에 우리 국방을 해체하는 수순으로 갔다”고 평가했다.

한국당 연이틀 평양선언 비판 #김성태 “국방위 긴급회의 열 것”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비핵화 문제는 거의 진전이 없고, 우리의 국방력을 상당히 약화시켜 정찰 관련된 부분은 국방의 눈을 빼버리는 합의를 했다”며 “국민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잘못된 결정을 한 경우가 많았다면, 혹시 내가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 아닌가 스스로 의심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사실상 일방적 무장해제 강제하는 군사합의서에 다시 한번 깊이 우려한다”며 “한국당은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회의를 통해 군사합의에 대한 정부의 진의를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군사합의서에 대해 “북한만 핵을 가진 상황에서 북한과 똑같이 전방지역 정찰 비행과 기동훈련을 전부 포기한 것은 국방 대비 태세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완벽한 불평등 합의”라며 “문 대통령이 민족적 낭만주의에 빠져 안보 현실을 객관적으로 못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정양석 의원은 “선언문에 미국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것도 남북이 함께 미국을 협박하는 모양새라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이용해 미국과의 대화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북한의 대미향도(對美嚮導) 전략이 이번에 제대로 통했다”며 “결국 문 대통령은 북한이 이용한 장기판 위의 말에 불과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또 “우리가 북한보다 우위에 있는 재래식 전력을 급속히 약화시킴은 물론 유엔사와 협의해야 할 JSA 비무장화 및 대북 군사정찰을 제한함으로써 우리의 안보를 무력화시켰다”고 말했다.

국회 외통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정병국 의원은 “북·미 간의 대화 재개라는 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가 더 많은 숙제를 갖고 온 협상이었다”며 “경제협력 등을 위한 유엔 제재, 미국 제재 원칙은 우리 의지만 갖고 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정 의원은 군사합의 등에 대해서는 “우리의 궁극적 목표가 비핵화라면 협상 과정에서 더 줄 수도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