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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대한민국 경제] 인공지능·ICT 시대 … 기업들 '미래 먹거리' 발굴 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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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들이 저성장 장기화의 늪을 탈출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력을 쏟고 있다. 미래 경쟁력 확보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에서 항공기용 엔진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요 대기업들이 저성장 장기화의 늪을 탈출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력을 쏟고 있다. 미래 경쟁력 확보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에서 항공기용 엔진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대한민국호(號)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6.5%를 기록한 이후, 2012년 2.3%, 2014년 3.3%, 지난해 3.1% 등 2~3%대에 고착되는 추세다. 미·중 무역전쟁, 신흥국 경제위기 등의 영향으로 올해 전망치(2.9%)도 하향 조정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저성장 기조 장기화, 경제 먹구름 #잠재력 높이려면 구조개혁 필요 #"대기업 성장해야 활력도 살아난다" #제조업서 고부가가치 산업 변신 #차세대 첨단 기술 속속 도입하기도

중장기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정부와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30년대엔 1%대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선 경제 구조 개혁과 더불어 대기업들의 미래 먹거리 발굴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인 대기업들의 성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미 국내 대기업들은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한편, 바이오·e커머스 등 미래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서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변신을 모색 중이다.

삼성전자는 ‘4차 산업혁명 선도와 삶의 질 향상’을 테마로 AI, 5G 통신기술, 반도체 전장부품 등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이 현재의 주력사업이라면 AI, 자동차용 전장 반도체 등은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한국 AI센터를 글로벌 허브 연구거점으로 삼아 1000명의 인재를 확보할 예정이다. 현재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시스템 반도체(SoC) 등 미래 전장부품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이동성)’ 기업으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이달 초 인도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한편,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차량 공유서비스 회사들과의 제휴·협업에도 적극적이다.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도 수소경제 인프라 구축과 함께 한 발 더 앞서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는 SK그룹은 석유화학·이동통신 등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한편, 차세대 성장동력 강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앞으로 3년 동안 ▶반도체·소재 ▶에너지 신산업 ▶헬스케어 ▶차세대 ICT ▶모빌리티 등 5대 중점 육성분야에 8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같은 변화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딥 체인지’와 궤를 같이한다. 생존과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과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LG그룹은 강점을 가진 가전분야에 AI라는 ‘신무기’를 장착하겠다는 전략이다. 독자 인공지능 플랫폼인 ‘딥씽큐(DeepThinQ)’를 바탕으로 AI 융복합 제품들을 연결해 나갈 예정이다. ‘초(超) 프리미엄 가전’을 표방한 LG시그니처도 영토를 확장한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40개국에 론칭한 데 이어 중국·아시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에도 진출한다.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액정표시장치(LCD) 제품을 확대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 1위 자리를 굳힐 방침이다. 전기 배터리 등 미래 자동차 분야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ICT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혁신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016년 말 IBM과 업무협약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해 생산과 고객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있다. 롯데는 온라인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e커머스 분야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기존 유통 조직에서 온라인 조직을 분리·통합하고 온라인몰 운영사인 롯데닷컴을 합병해 ‘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한다.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통해 롯데만의 채널 전략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기존 사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데 주력한다. 철강사업에선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한다. 스마트 기술을 결합해 효율적인 생산체계 구축에도 나설 방침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리튬 사업분야에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전략이다. 2030년까지 에너지 소재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 1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GS그룹은 에너지와 유통·인프라 등 3대 핵심사업에 5년간 20조원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GS칼텍스의 석유화학 시설과 GS에너지의 친환경 복합발전소·해외자원개발 투자, 그리고 신재생 발전 등에 14조원의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통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적극적인 글로벌 투자에도 나선다. GS건설·GS글로벌 등의 신성장 사업과 사회간접자본 등 건설·서비스 분야에도 투자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화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과 방위산업·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에 앞으로 5년 동안 2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연 70조원 수준인 매출액을 100조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화큐셀을 비롯해 태양광 발전장비 생산공장 신·증설과 발전사업 등에 9조원을 투자한다. 한화는 공격적인 투자로 글로벌 태양광 1위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등 기존사업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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