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서 울려퍼진 알리 ‘아리랑’…정상들도 ‘아리~아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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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남북 정상이 함께 백두산 천지를 찾은 가운데 특별수행단 자격으로 방북한 가수 알리가 천지에서 ‘진도아리랑’을 열창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는 천지 앞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후 알리의 아리랑을 감상했다.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구성진 가락이 울려 퍼지자 김정숙 여사와 이설주 여사는 몸을 흔들며 흥겹게 따라 부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빠져들 듯 알리의 노래에 몰입한 뒤 노래가 끝나자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김 위원장도 한동안 넋을 잃고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박수를 치며 감사하다는 듯 살짝 목례했다.

20일 남북 정상 내외와 수행원들이 백두산 천지를 찾은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사진)이 ‘진도아리랑’을 부르고 있는 가수 알리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 JTBC 캡처]

20일 남북 정상 내외와 수행원들이 백두산 천지를 찾은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사진)이 ‘진도아리랑’을 부르고 있는 가수 알리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 JTBC 캡처]

이날 남측 인사들도 대부분 후렴 부분을 따라 불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차범근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등도 얼굴에 가득 미소를 머금고 바라보거나 박수를 쳤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삼지연공항으로 이동한 뒤 김 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장군봉에 올랐다. 장군봉에 오른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맞잡은 손을 들어올리며 사진을 찍었다.

남북 정상과 수행원들은 2박3일의 일정을 함께 보내며 많이 가까워진 듯 허물없는 모습이었다. 삼삼오오 어울려 이야기를 나눴고 연신 사진을 함께 찍었다.

문 대통령은 빠져들 듯 알리의 노래에 몰입한 뒤 노래가 끝나자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사진 JTBC 캡처]

문 대통령은 빠져들 듯 알리의 노래에 몰입한 뒤 노래가 끝나자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사진 JTBC 캡처]

김 위원장은 벅찬 듯 가슴에 손을 올리며 “(문 대통령을) 판문점에서도 만났고 평양에서도 만났는데 여기서 같이 있다는 게 감격스럽다”고 했다.

두 여사는 팔짱을 끼고 꼭 붙어서 천지로 내려가는 등 친밀감을 과시했다.

김 여사가 함께 곤돌라에 탄 김 위원장 부부에게 운동을 권유하는 듯한 취지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가 “저희도 1주일에 한 번씩 운동한다. 시작이 중요하다”고 하자 옆에 앉은 문 대통령이 “하겠다고 마음만 먹은 것”이라며 받아넘겼다.

백두산=공동취재단,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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