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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하루 전날, 김병준 "김정은 약속 받아내야" 김성태 "경협 방북이냐"

중앙일보

입력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가 17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가 17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18일부터 시작되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야당은 "비핵화에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유한국당은 핵물질 목록과 비핵화 시간표에 대한 확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회담을 위한 회담이 돼선 안 된다. 핵물질이 있는 장소와 내용에 대해 신고하고 검증을 받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을 받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 같은 것만 잔뜩 이야기해 오면 안 된다. 국민 64%가 (종전선언의) 속도 조절을 얘기하고 우방국도 우려를 표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수행단 구성만 놓고 보면 이번 방북이 비핵화 중재를 위한 방북인지, 남북 경협을 위한 방북인지 헷갈린다”고 꼬집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북한의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목록 신고와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에 대한 확답을 받아야 한다”며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이고 확실한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한미동맹 균열로 이어질 수 있는 종전선언 체결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바른미래당도 구체적인 비핵화 일정표를 강조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직 잔치를 벌일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만으로는 이제 의미가 없다”며 “핵 리스트와 비핵화 일정을 제시하는 등 국제 사회가 인정할 수 있는 구체성을 띄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 역시 “이번 평양정상회담의 핵심은 구체적인 비핵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있다”며 “형식과 외형에 신경 쓸 일이 아니라 비핵화 협상에 집중해서 실질적인 성과가 있는 방북이 되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반면 수행단으로 함께 방북길에 오르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기대감을 보였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번 방북에서 남북 국회 회담의 원칙적 합의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역시 “정치지도자의 공동방북은 1948년 김구ㆍ김규식 선생 등이 참가한 이후 처음”이라며 “새 시대를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이 돼야 하고,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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