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한국인 피랍 70일 지나…“요구조건 없어 답답”

지난 7월6일 리비아에서 한국인 1명(왼쪽 두번째)이 무장단체에 납치됐다. 사진은 리비아 매체가 공개한 동영상. [중앙포토]

리비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랍사건이 14일 70일째를 맞아 사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납치된 한국민은 현재까지 안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 정부가 국가 최고위원회를 가동해 우리 국민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국민이 안전하다는 것은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어떤 경로인지는 밝히기 곤란하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국민이) 안전한 것을 지속적으로 확인받고 있다”며 “전날에도 공관을 통해 이런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6일(현지시간) 리비아 남서부 지역에서 한국민 1명과 필리핀인 3명이 무장단체에 의해 피랍된 바 있다. 납치 시점이 두 달을 넘긴 상황에서 납치세력으로부터 구체적인 요구조건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상황은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 당국자는 “현재까지 납치세력으로부터 구체적 요구 조건이 없어 답답하다”며 “리비아에서 발생한 유사한 납치 건을 보더라도 최초 접촉은 상당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 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피랍상황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최근 수도 트리폴리 치안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정세를 살펴가며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건을) 조속히 해결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그는 “납치세력으로부터 접촉이 없기 때문에 안전을 확인하고 접촉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 2일 리비아 통합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공관이 리비아 정부 당국 접촉에 애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리비아 당국과 제한접촉을 이어가고 있으며, 리비아 당국 역시 피랍된 한국인이 트리폴리와 떨어진 남부 지역에 있고 현 정세와 직접 연관성이 없어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