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홍준표는 평당원. 솔직히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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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11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한 펌프를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11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한 펌프를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 “평당원 중 한 분이고, 솔직히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15일 귀국하는 홍 전 대표가 최근 페이스북 활동 재개를 선언하자 한국당 안팎에서는 차기 당 대표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대구 수성호텔에서 열린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홍 전 대표가) 대표 때는 한마디 한마디가 파장을 일으키곤 했지만 지금은 밖에서 무슨 말을 해도 파장이 일어난다거나 격렬하게 반응하는 게 없어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인적쇄신을 뒤로 미룬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사람 자르는 게 절대 개혁이 아니다”라며 “제가 공천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원을 자를 수도 없지만, 사람을 잘라서 될 것 같으면 이 당이 벌써 잘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시기에는 철학과 비전, 가치가 바뀌어야 한다. 인적 쇄신은 국민이, 유권자가 해주셔야 한다”며 “국민이 용납할 수 있는 공천제도를 만들어 새로운 인물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턱을 낮추고, 인재풀을 키워 선거에서 인물 혁명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 고령 출신인 김 위원장은 자신의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설도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명백하게 말하면 출마 안 한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고향을 떠났으니 60년 가까이 됐고, 좋은 분들이 많은데 제가 고향을 안들 얼마나 알겠느냐”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 가족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 가족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보수 텃밭’ 대구와 경북 구미 등을 찾은 김 위원장은 이날 방문 내내 경제성장을 강조했다. 첫 일정으로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그는 방명록에 ‘조국 근대화의 기적 온 국민이 길이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썼다. 김 위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우리 경제가 크게 성장했는데, 이후에 상당히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가다가는 5년, 10년 뒤 국가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새롭게 성장을 이야기할 때”라고 했다.

그는 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정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은 어떻게 평가하냐’는 말에 “결국 전직 대통령에 관한 재판이 정치적 재판이 아닐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법부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너무 크게 당내에서 이슈화하지 않는 게 옳고, 다만 재판 과정이 공정해야 한다는 데는 모든 의원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을 두고 ‘텃밭 사수 결의대회’라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구미는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출신 시장이 당선돼 한국당이 큰 충격을 받은 지역이다. 당 관계자는 “대구·경북 지역 방문에 특별한 정치적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라며 “일정이 먼저 잡혔을 뿐이고 앞으로 추석 연휴가 되기 전에 경기와 부산 등 다른 지역들도 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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