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무대 창작·번역 성탄극 러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성탄절을 앞두고 1인극·뮤지컬 등 다양한 형식의 창작·번역 성탄극들이 줄지어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극단 아벨은 16∼25일 극장 신촌무대에서 최종률 작·장수철 연출의 『빈방있읍니까』를 공연하며 극단 동아는 이진수 작·연출의 『빌라도의 고백』을 17∼31일 실험극장 소극장에서, 극단 뿌리는 성탄절 단골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에드거·랜스버리」「조제프·베루」「스튜어트·덩컨」의 공동구성작 『가스펠』을 복진오 연출로 17일∼1월31일 대중예술극장에서 각각 선보인다. 『빈방 있읍니까』는 한 작은 교회가 무대. 성탄절행사로 연극을 준비하고있던 지도교사는 성탄의 참뜻을 깨닫도록 하기 위해 저능아인 덕구를 다른 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연시키기로 작정한다. 그러나 공연 첫 장면에서 연극과 현실을 혼돈, 대본과는 달리 『빈방이 있다』고 말함으로써 공연은 난장판이 돼버린다. 무대에 혼자 남은 덕구는 예수님이 자기 집에서 태어난다면 정말 기뻤을 것이라는 기도를 하다가 지쳐서 잠든다는 것이 줄거리다. 공연시간 1시간10분으로 김광현 황진 원보라 유홍씨 등이 출연한다.
윤승일씨의 모노 드라마로 꾸며지는 『빌라도의고백』은 이번이 세 번째 무대화.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혀 처형당할 당시 총독이었던 실재인물 빌라도가 친구이자 황제인 가이사에게 자신의 입장과 심정을 써보낸 『빌라도의 보고서』를 근간으로 쓰여진 이 작품은 예수를 단독 면담한 빌라도가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임을 왕에게 고백한 후 종신형을 받아 무인도로 유배당하지만 끝내 예수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못 이겨 자살한다는 내용이다.
빌라도의 시각에서 예수를 부각시킴으로써 예수의 위대성을 강조하려는 것이 작품 의도.
빌라도의 자살로 죄의 사함을 관객에게 구하는 기독교적 사랑이 배어난다.
록 뮤지컬로 유명한 『가스펠』은 극단 뿌리가 86년에 이어 다시 무대에 올리는 것.
당시 MIT공대 학생 3명이 마태복음의 43개 부분 성경 구절을 인용, 시추에이션 뮤지컬로 꾸며 십자가를 통한 인류의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오프브로드웨이를 거쳐 브로드웨이에서 장기공연에 성공함으로써 세계적 뮤지컬로 부상한 작품이다.
서막·1막·2막으로 꾸며져 있는데 총공연시간은 약 1시간40분.
서막에는 예수탄생 이후 20세기 초반까지의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 그리스도와의 상대적 갈등이 그려지며 1막에서는 세례요한과 예수의 만남이, 2막에서는 예수의 운명적인 죽음이 다루어진다.
「스테판·슈바르츠」의 음악으로도 유명한데 번역은 최순정씨, 안무는 설도윤씨가 맡았다. 예수역에 김규철씨, 유다역에 곽수정씨, 제프리역에 유흥기씨 등이 열연한다. <홍은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