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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박물관 수난사…1억6000만년 된 공룡화석 불타기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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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 앞에 몰려온 시위대가 화재 진상 조사를 요구하며 경찰과 맞서고 있다. 전날 발생한 화재로 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유물 2000만 점 가운데 90% 이상 불탄 것으로 추정된다. [EPA=연합뉴스]

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 앞에 몰려온 시위대가 화재 진상 조사를 요구하며 경찰과 맞서고 있다. 전날 발생한 화재로 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유물 2000만 점 가운데 90% 이상 불탄 것으로 추정된다. [EPA=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장 유물의 대부분인 2000만 점가량이 소실돼 큰 충격을 안겼다.

세계 각지의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은 인류 전체의 문화유산이란 점에서, 박물관 화재는 해당 국가를 넘어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곤 한다. 최근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박물관 수난사’를 정리해봤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해양 박물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해양 박물관 [박물관 홈페이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해양 박물관 [박물관 홈페이지]

지난 1월 16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북부 지역 쁜자링안에 있는 해양 박물관에서 전기합선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선박 모형을 비롯한 소장품 120점 이상이 불탔다.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유물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다행히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었고, 박물관 측은 1주일 만에 운영을 재개했다.

프랑스 타티우 해양 박물관

프랑스 타티우 해양 박물관 [박물관 홈페이지]

프랑스 타티우 해양 박물관 [박물관 홈페이지]

지난해 7월. 프랑스 북부 지역 타티우 섬에 있는 해양 박물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진압됐지만, 소장품 수백 점이 불타고 말았다. 이 중에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대여해 온 작품 3점도 포함돼 있었다.

인도 뉴델리 국립 자연사 박물관

인도 뉴델리 국립 자연사 박물관 [위키피디아]

인도 뉴델리 국립 자연사 박물관 [위키피디아]

지난 2016년 4월.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 있는 국립 자연사 박물관에 불이 났다. 7층 건물 전체가 타버릴 만큼 큰 불이었다.

숨지거나 크게 다친 이는 없었지만 희귀한 동·식물 표본 등 인류사적 가치를 지닌 소장품 대부분이 불타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이 중에는 1억 6000만년 된 공룡 화석도 있었다.

뉴델리 박물관 화재는 대표적인 ‘인재(人災)’로 꼽힌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음에도 정작 불이 났을 때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시설물 관리에 부실했던 탓이다. 이 박물관은 1978년 개관해 인도인은 물론 전 세계 관광객의 큰 사랑을 받았던 곳이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영국 그리니치 ‘커티 삭’

영국 그리니치 '커티 삭' [위키피디아]

영국 그리니치 '커티 삭' [위키피디아]

2014년 10월. 영국의 자랑이었던 19세기 고속범선 ‘커티 삭’(Cutty Sack)이 불타는 일이 발생해 영국인들이 크게 상심했다.

바람의 힘을 이용하는 돛단배가 외려 증기선보다 빨랐던 19세기, 영국은 미국과 차(茶)를 수송하는 경쟁을 벌였다.

여러모로 안간힘을 쓰던 영국이 모든 선박 기술을 총동원해 1869년 선보인 고속범선이 바로 이 ‘커티 삭’이다. 커티 삭은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증기기관의 발달로 곧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여기저기로 팔리다가 1920년대 미국 뉴올리언스 항에서 발견됐는데, 발견 당시 범선 시대의 향수를 자극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그 이름을 딴 위스키가 나올 정도였다. 이후 영국 정부가 관리, 그리니치에서 실물로 전시되고 있다.

커티 삭은 19세기 범선 중 현존하는 유일한 범선으로 수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였지만, 2007년과 2014년 두 번에 걸친 화재로 선체가 손상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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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 숭례문 [사진 국가기록원]

국보 1호 숭례문 [사진 국가기록원]

박물관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불타는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줬다.

2008년 2월 10일, 토지보상 문제에 불만을 품은 한 남성이 불을 질러 숭례문이 전소하고 만 것이다. 당시 서울시가 최소한의 경보시설 등도 갖추지 않고 시민들에게 개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질타를 받기도 했다.

숭례문은 5년 3개월의 복원 기간을 거쳐 다시 시민들 앞에 모습을 보였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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