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 「광주항쟁」 다큐멘터리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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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광주 민주화 항쟁을 당사자의 눈으로 바라본 최초의 휴먼 다큐엔터리의 제작이 MBC-TV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천호군의 5월』이라는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는 노조 측이 방송 민주화 실천방안의 일환으로 기획한 5개 프로그램 중 하나로 교양제작국 PD들에 의해 가장 먼저 기획안이 마련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80년 당시 시위도중 사망한 조사천씨(목공)의 아들인 천호군(현재 중학 2년)과 그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광주상처의 실상과 이를 극복하려는 몸부림을 그린 80분물이다.
이 작품은 광주시민들이 무참하게 학살되는 참극을 보고 시위대에 합세, 80년 5월 21일 한낮에 동구청 근처에서 계엄군의 M16 총탄을 맞고 쓰러진 아버지의 얘기만 나오면 눈에 물기가 도는 소년의 상처가 씻길 날을 다룰 예정이다.
작품에서는 천호군의 회고담과 어머니 정동순씨(34·광주 어린이대공원 안내원), 누나 현숙양 등 가족들이 가난하지만 옹골찬 삶을 살아가는 모습도 소개된다.
또 당시 시위 참여자들인 전계량·김중배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민들이 무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듣고 박준병씨나 정호용씨와의 인터뷰 혹은 청문회 자료를 통해 발포가 불가피했던 이유를 듣는다.
이 작품은 계엄군 철수후의 광주를 『언론보도와는 달리 약탈·난동은 없었고 자율적으로 질서·치안을 유지하고 총기를 자진 반납했으며 헌혈자가 줄을 이어 병원에는 오히려 피가 남는 등 뜨겁고 새로운 공동체가 됐다』고 소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김준태 시인의 『금남로 사랑』 『아아 광주여, 이 나라의 십자가여』등의 시가 「해방 광주」및 완전 진압과정의 자료화면과 함께 영상구성으로 나가며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로 시작되는 유명한 『5월의 노래』와 『광주 출정가』등이 영상구성으로 삽입된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방영과 관련해 교양제작국 차장과 평PD들은 국 전체총회 등을 통해 추진키로 결정했으며 7일 중으로 국장까지 참석하는 국 전체총회를 열어 다시 한 번 논의할 예정이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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