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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에 뽑힌 선동열호 대체 선수들이 잘하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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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직전 대체된 선수들이 야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지난 13일 대표팀 최종엔트리 교체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부상과 부진에 빠진 투수 차우찬·정찬헌(이상 LG), 3루수 최정(SK), 외야수 박건우(두산) 등을 빼고 투수 최원태(넥센)·장필준(삼성), 3루수 황재균(KT), 외야수 이정후(넥센)를 새로 뽑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일본전에서 안타를 치고 나간 이정후(왼쪽).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일본전에서 안타를 치고 나간 이정후(왼쪽).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대표팀 막내 이정후다. 올해 만 스무살인 이정후는 이번 대회에서 '국제용 타자'로 발돋움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 1번 타자 외야수로 나와 타율 0.583(12타수 7안타), 2홈런, 6타점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30일 일본과의 수퍼라운드 1차전에선 5타수 2안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또다른 대체 선수 황재균도 펄펄 날고 있다. 황재균은 조별리그 3경기 동안 타율 0.363(11타수 4안타), 3홈런, 9타점으로 맹활약했다. 1차전인 대만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인도네시아전에서 2타수 2안타(2홈런) 5타점, 홍콩전에서 5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일본전에선 9번 타자 3루수로 나와 이번 대회 4번째 홈런을 날렸다. 황재균은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대만과 결승전에서 쐐기 2타점 안타를 날려 영웅이 됐다. 당시 황재균은 5경기에 나와 타율 0.667(12타수 8안타) 5타점으로 가장 기록이 좋았다.

대체 투수진은 대체 타자들에 비해 출전 시간이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올해 KBO리그 국내 투수 다승 1위(13승)인 최원태는 조별리그 2차전인 인도네시아전에서 4회 올라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어깨를 풀었다. 그리고 대망의 일본전에서 선발로 나와 2이닝 동안 36개를 던져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한국이 3회 초 김하성과 박병호의 솔로 홈런으로 2-0으로 앞서가면서 최원태는 마운드를 내려갔다. 장필준은 홍콩전에 불펜으로 나와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황재균이 30일 일본전에서 솔로 홈런을 친 뒤 홈에 들어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재균이 30일 일본전에서 솔로 홈런을 친 뒤 홈에 들어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체 선수들이 유독 빛나는 이유는 아시안게임 직전 성적으로 선발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상승세가 그대로 아시안게임까지 이어지고 있다. 선 감독은 대체 선수들을 발표하면서 "현재 몸 상태와 KBO 리그 성적, 컨디션 등을 고려해 아시안게임에서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를 최종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근 이정후의 타격감은 무서웠다. 지난 6월 왼 어깨 부상으로 한 달 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있다가 7월 19일 복귀했는데, 7월 11경기에서 타율 0.419를 기록했다. 폭염이 절정이었던 8월에는 13경기에서 타율이 0.532로 상승했다. 어느새 이정후는 타율 0.378로 타율 1위에 올라있다.

황재균의 페이스도 상승 곡선이었다.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했던 6월에는 월간 타율이 0.182로 낮았다. 하지만 7~8월에는 2할 후반대 타율을 치며 살아난 모습이었다. 특히 장타력이 회복되고 있었다. 황재균은 후반기 26경기에서 9홈런을 기록했다. 후반기에만 박병호(넥센·14개) 멜 로하스 주니어(KT·11개)에 이어 리그 전체 3위의 홈런 페이스였다.

일본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최원태. [연합뉴스]

일본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최원태. [연합뉴스]

최원태는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이후 11경기에 나와 7승1패, 평균자책점은 3.59를 기록했다. 오히려 대표팀 탈락이 쓴약이 된 셈이다. 8월에는 2경기에 나와 승수는 쌓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은 2.45로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불펜 장필준은 8월에 7경기에 나와 7과3분의2이닝 무실점이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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