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황해도 ‘갈골 기지’에 아치형 지붕…미사일 세워 보관중인듯”

IHS 마킷 제인스가 보고서에 공개한 북한 황해도 갈골 미사일 기지의 2012년 위성사진(왼쪽 위) 아치형 지붕이 증축된 2017년 위성사진(왼쪽 아래) 이를 통해 재구성한 미사일 기지 구조물(오른쪽) [사진 DigitalGlobe, Inc./Jane's by IHS Markit]

북한이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증가 뿐만 아니라 발사 준비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시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IHS 마킷 제인스 보고서

영국 군사정보 업체인 IHS 마킷 제인스는 28일(현지시간)『정보 리뷰』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2년 이후 북한의 ‘갈골(Kal-gol)’ 미사일 기지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태세를 강화하는 건설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며 “서울에서 북쪽으로 약 125km 떨어져 있는 갈골 기지는 황해북도의 미사일 벨트 내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기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부대를 지휘하는 인민군 전략군이 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갈골기지 시설의 확장 및 개선 공사는 2012년 무렵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지시로 시작됐다. 이후 이 기지에는 이동식발사차량(TEL) 6대가 추가됐다. 이 장비는 탄도미사일을 싣고 다니면서 장소와 시간에 제약없이 발사할 수 있어, 사전에 발사 징후를 탐지해 저지하는 예방타격을 어렵게 한다.

특히 보고서가 주목한 것은 미사일이 보관돼 있는 건물의 지붕의 형태다. 위성사진을 통해 분석한 결과 건물 지붕의 일부가 아치형으로 솟아 있었다. 북한의 미사일 기지에서 처음 확인된 시설로 보고서는 이를 ‘아치형 고측창’(clerestoryㆍ지붕 위에 돌출시킨 창)이라고 표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치형으로 솟아오른 부분의 높이는 지상으로부터 13~14m에 달한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이 시설에 스커드 계열 미사일인 화성-5형(최대 사거리 300km, 미사일 길이 11m), 화성-6형(500km, 11m), 화성-9형(1000km ,13m) 등을 세워서 보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 미사일들은 남한 전체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갖고 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미사일을 눕혀서 보관할 경우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이용하더라고 발사까지 최소 30분 정도가 걸린다”며 “그 사이 위성 발사 징후가 감지돼 공격을 당할 수 있는데, 미사일을 기립 보관할 경우 이런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화성-5형과 화성-6형 미사일은 스커드 B, 스커드 C 미사일로 단거리용이기 때문에 이를 운용하는 기지도 접경인 황해도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갈골기지 내에서의 미사일 시설 개선 공사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사일 기립 보관이 가능한 시설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북한이 미사일 성능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중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