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중단’ 중단에 난감한 中 외교부 “한국은 훈련 재개 바라나” 반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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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 :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 :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의 군사훈련 중단)이 좌초될 위기를 맞았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선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더는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하면서다.

중국은 당혹감을 드러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훈련 재개가 한국의 이익에 부합하고 바라던 바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관련국들이 정치적 해결을 계속 견지하고 적극적으로 접촉해 더 많은 융통성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와 정치적 해결이 각국의 공동 이익에 가장 부합하고 평화를 유지하는데 공헌한다”고 덧붙였다. 화 대변인은 이날 미국을 비난하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중국은 북핵 해법으로 쌍중단과 함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쌍궤병행’을 주장해왔다. 지난 27일에도 인민일보 해외판은 “싱가포르 회담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중국에 와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제공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요한 의견과 도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감사한다고 전했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상기시킨 바 있다.

중국의 영문 매체는 이날 미국을 비난하는 동시에 북한의 정권 수립 기념일에 펼쳐질 열병식 규모에 주목했다.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는 이날 “미국이 주고받기를 안 한다면 북한과의 데탕트(긴장 완화)는 지속될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직후 이뤄진 한·미, 미·일 외교장관 간 전화통화를 비난했다.

신문은 “핵실험장, 미사일 발사장 폐쇄, 미군 유해 반환 이후 평양은 대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만일 평양이 최근 한·미·일 합의를 미국이 비핵화 협상에 대한 무성의의 증거라며 비난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추이즈잉(崔志鹰) 상하이 퉁지(同濟)대 교수는 글로벌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건국 70주년인 올해 공화국(북한) 창건일(9월 9일) 군사 퍼레이드는 2월 건군절보다 규모가 클 것”이라며 “그러나 평양과 워싱턴 간 협상이 교착상태인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는 열병식에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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