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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집게 강사의 조언] 공부 기술로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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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비들은 반딧불이(개똥벌레)나 하얀 눈이 비추는 희미한 달빛으로 칠흙 같은 밤에도 책을 읽었다고 한다. 이름하여 형설지공(螢雪之功).

week&팀은 반딧불이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으로 알려진 전북 무주군 설천면 남대천을 찾아 형설지공을 재현했다. 무주군청 자연환경과의 도움을 얻어 반딧불이가 책을 밝히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낸 것이다.

천연기념물 322호인 반딧불이는 몸에서 분비하는 화학물질인 루시페라아제를 산소와 반응시켜 황록색 빛을 낸다. 그러나 오후 8시를 전후로 1시간여 밖에 빛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 등지에 산다.

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 수험생 최상민군.

***공부 설계도 만들어라

아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 비법이란 게 과연 있을까. 성적을 끌어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입시전문가인 김영일 교육컨설팅소장(강남중앙학원장)은 "공부에 흥미를 가진 학생은 불과 5% 정도며, 나머지는 공부가 곧 스트레스"라고 단언한다.

따라서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마다 어떤 과목을 잘하고 못하는지 전문가의 분석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상담센터나 일부 신경정신과 등에서 해주는 이른바 '학습기술검사' 같은 것을 받아보란 얘기다. 보통 5만~20만원 정도가 든다.

공부 시간 계획표를 만들어보는 것도 유용하다. 평소 하루에 얼마나 공부하는지, 과목별로 어떻게 시간을 배분하는지를 점검해 보는 것이다. 부모와 함께 두 주 정도의 계획표를 짜보면 좋다. 아이의 공부 패턴을 알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지난해 '공부기술'(중앙M&B)이란 학습지침서를 낸 미국 유학생 조승연(22)씨가 현지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까지 했다는 '공부 잘하는 법'도 참고할 만하다. (그는 중학 2학년 때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수학 점수가 50점을 밑돌았다고 했다. 조씨가 공부 기술을 터득한 것은 고교 2학년 때라고. 그는 현재 뉴욕대 경영학과인 '스턴 비즈니스 스쿨'과 줄리아드 음대 이브닝 스쿨을 동시에 다니고 있다.)

조씨 역시 공부 시간표를 짜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무엇을 공부할지, 꼭 공부해야 할 부분이 뭔지 미리 점검하는 '공부 설계도'를 만들라"는 것이다. 이럴 경우 "남들 10시간 걸릴 시험 공부를 1시간 만에 끝낼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조씨는 "20분마다 과목을 바꿔 공부하면 훨씬 능률이 오른다"고 덧붙였다. 사람의 집중력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과목별 급소를 찔러라

일단 공부 설계도를 만들었다면 다음은 과목별로 제대로 된 학습법을 익히는게 중요하다. week&팀이 스타급 입시학원 강사들의 도움을 얻어 과목별 처방전을 만들었다.

언어=영어뿐 아니라 언어영역도 어휘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중3때까지는 한자(漢字) 1천8백자를 반드시 마스터해야 한다. 신문의 문화.과학면과 칼럼을 많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신문을 보면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반드시 사전을 찾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외국어=예비 수험생인 고1~2학년의 경우 특히 단어에 신경써야 한다. 듣기든 독해든 단어를 모른다면 불가능하기 때문. 이른바 유명 입시학원 강사들은 "수능에 출제되는 단어의 대부분이 검정 교과서 15종에 실려 있는 것들"이라며 "따라서 단어를 외울 때는 반드시 사용 '빈도순'으로 외워야 한다"고 말한다. 평소에 다양한 주제의 영어 지문을 많이 접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익숙한 주제의 글이 나올 경우 모르는 단어가 좀 있어도 독해가 가능해진다. CNN 등 영어 뉴스의 대본을 구해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읽으면 도움이 된다.

수리탐구=섣부른 선행 학습은 '수포(수학 포기)'의 지름길. 방학을 이용해 지난 학기를 복습하고 다음 학기 예습을 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특히 선생님이 풀어주는 문제를 '이해'했다고 해서 자신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착각에 빠지면 안 된다. 한자를 읽을 줄만 알고 쓸 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 상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학원에서 비슷한 실력의 학생들끼리 다섯명 정도 그룹을 만들어 토론식 학습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과학탐구=내년부터 이과의 경우 과학을 못하면 진학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배점이 높아진다. 자연계 학과를 희망한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을 골라 일찍부터 심화 학습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물리.화학은 원리 이해에 중심을 두고, 지구과학은 그림과 함께 내용을 암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물은 종(種)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유의해 공부하면 된다.

사회탐구=다른 과목에 비해 유독 사회탐구 영역에서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이 있다. 주로 초등학교 때부터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이다. 바꿔 말하면 어릴 때부터 역사.위인전.백과사전.신문 등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선배들에게 배워라

이른바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에게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게 마련이다. 입시 선배들의 공부 기술 중 내게 맞는 것들을 취사 선택한다면 훨씬 능률을 높일 수 있다.

서울.연세.고려대와 경희대 한의대 등 세칭 명문대 재학생들이 운영하는 수능 준비법 사이트 '학사모(cafe.daum.net/khpharm00)'에는 그들만의 공부 비법이 가득하다.

▶언어 영역의 독해 실력이 떨어진다면 지문 해설이 잘 돼있는 문제집을 골라 지문을 네다섯번 꼼꼼히 읽은 뒤 답을 찾는 연습을 하는 게 효과적이고 ▶영어 듣기의 경우 테이프를 듣고 문제를 풀지 말고, 문제를 먼저 읽고 내용을 연상하면서 테이프를 집중해 들어야 한다는 등이다.

수리 탐구는 기본 참고서를 통해 중요 개념과 원리.공식을 확실히 이해.암기해야 하지만, 문제와 풀이과정까지 외울 경우 실전 적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수능 기출 문제와 모의고사, 대표 예제 문제 등을 풀되 ▶문제에서 무엇을 묻고자 하는 것인지 ▶주어진 조건과 질문 사이의 연관성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서울대 합격생들이 함께 쓴 '수능비밀누설'(온라인에이젠시)의 저자 중 한명인 박성진(20.서울대 자연과학대2년)씨는 "영어사전뿐 아니라 국어사전도 많이 찾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언어.사회탐구.과학탐구 영역을 공부하다 모르는 단어가 나올 경우 반드시 국어사전을 찾아 뜻을 익히라는 것이다.

그는 또 "국사와 지리는 관련성이 많은 과목인 만큼 지리부도와 역사부도를 함께 펴놓고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지리의 경우 수첩에 대한민국 지도를 붙이고, 각 지역의 중요한 내용을 꼼꼼하게 적어 넣으면 큰 도움이 된다. 박씨는 이같은 공부법으로 고교 재학 중 모의고사에서 이과 전국 수석을 두번이나 차지했었다.

표재용.김선하.이경희 기자 <pjyg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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