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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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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마침내 금리자유화의「주사위」가 던져지게 됐다.
그간 금리 자유화를 앞두고 찬반양론이 엇갈려 온 것과 마찬가지로 금리자유화 이후의 상황전개에 대해서도 낙관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제 금리자유화의 당위성여부를 떠나 은행·증권·단자·대기업·중소기업 등 이해 당사자들이 금리자유화 이후의 상황을 어떻게 내다보고 있는지 들어본다.
◇김호일 현대그룹종합기획실 자금담당이사=금리가 자유화되면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정부측의 주장이 납득되지 않는다.
금리가 오르면 자금의 공급이 늘어 다시 금리가 내려가는 게 시장경제의 원리겠으나 금리상승의 제동장치인 자금의 공급부문을 아직도 막아놓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해외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을 허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다.
은행경영의 전반적인 자율화가 선행되지 않은 금리자유화이기 때문에 은행끼리의 담합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대기업에 적용하고 있는 여신한도도 자율화의 취지에 어긋나고 기업의 자금부족을 가중시키고 있음을. 감안, 이번 기회에 여신관리규정을 폐지하거나 고쳐야 한다.
한마디로 기업들은 금리자유화에 관한 한 속수무책인 상태다. 금리자유화의 추이를 걱정스런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신평재 한일은 심사1부장=자금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 상태에서는 대출금리는 시장실세금리를 향하여 당분간 올라갈 것이나 저축이 투자를 상회하고 국제수지 혹자에서 오는 통화공급이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국제금리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다.
일단 각 은행들은 기업체종합평가 점수를 중심으로 하여 우대 적격업체에는 우대금리(프라임 레이트)를 적용하고 평가점수에 따라 0.5%포인트씩 격차를 두어 4단계로 업체별 차등 금리를 적용하는 방법을 채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진정한 자유금리체제에서는 업체별 차등금리 적용은 위험도와 함께 은행에 대한 기여도를 고려하여 책정하는 철저한 상업주의 경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렇게 되면 은행은 좋은 거래처의 확보를 위하여, 기업체는 유리한 금리적용의 혜택을 받기 위하여 자유경쟁이 치열해지겠고 이것이 과당경쟁으로 발전하면 경쟁기반이 약한 은행의 도산 및 합법 등의 새로운 금융산업개편도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대기업들이 은행에 대한 기여도를 내세워 유리한 금리적용압력을 가할 때 앞으로 은행경영은 문자 그대로 확고한 책임경영 의지가 강조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될 것이다.
◇김승유 한국투금 상무=이번 조치로 금융기관간의 금리차등 벽이 허물어지게 되어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이로 인해 금융중개 코스트가 낮아져 금융시장이 점차 효율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리 자유화이후 전반적인 실세금리수준은 현재와 같은 자금시장 상황과 앞으로의 통화관리 방식전안을 고려할 때 안정 내지는 하향조정 될 것으로 보인다.
자기 신용도에 따라 금리라는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에서는 각 기업의 공시제도가 확립되고 특히 기업의 기채 내용이 지금과 같이 대외비로 처리될 것이 아니라 투자자 또는 저축 자에게 올바로 공시되어야 할 것이다.
금리가 시장 여건에 따라 계속 변동될 것이므로 기업이나 금융기관 모두 금리예측에 대한 기법을 더욱 발전시키고 다양한 조건의 금융상품 개발도 촉진될 것이나 초기단계에서는 지금의 명목금리보다 1∼2%포인트 높은 금리로 거래가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
중소기업 등 신용도가 취약한 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 예컨대 중소기업대출에 대한 고율의 대손 충당금 실정을 세법상 손 비로 인정해주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강선대 한신 증권 상무=은행대출금리 및 시장금리의 단기적 상승은 불가피하다. 비록 그 영향은 심하지 않을지라도 금리의 상승이 기업금융비용을 증가시키고 물가상승 및 기업수익구조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특히 증시 측면에서는 금리상승에 따른 기업실적 둔화 우려와 금융저축의 메리트가 증가하여 증시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측면이 강하다. 시중자금 흐름의 정상화가 촉진되어 자금의 단기성화·투기성화가 시정될 것이며 금리의 시장기능이 제고되어 금융질서가 안정 될 수 있을 것이다.
증시측면에서는 장기적으로 증시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는 가운데 장기자본 조달시장으로서의 회사채시장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이다.
◇권오현(준)상진 정공 대표=요즈음에도 원화 절상·임금인상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있는 중소기업은 12월5일부터 실시되는 금리자유화로 인해 자금조달 및 운영 면에서 혼란과 진통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의 금리 자유화는 대출수요를 증가시켜 대출금리가 급격히 상승, 중소기업의 금리부담이 늘어날 것이 예상되며 금융기관의 자금지원은 수익성이 보다 높은 대기업 쪽으로 편중 될 우려가 있어 제도금융권으로부터의 중소기업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금융기관의 경영악화를 대비한 각종 수수료 등 자금대출 부대비용 인상도 예견된다.
따라서 관계당국은 자금사정이 극히 어려운 중소기업을 감안, 금리자유화와는 별도로 중소기업지원 정책금융을 통한 자금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기존대출금에 대해서는 상환일 까지 현재금리를 적용시켜주어야 하리라 본다.
또한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의무화 비율을 현 35%보다 상향조정하여 대기업 편중 대출을 방지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를 유도해 나가야 하며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수수료의 인상을 방지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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