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배구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대만을 세트스코어 3-0(26-24, 25-9, 25-23)으로 꺾었다. 조별리그에서 4승1패를 기록한 한국은 5전 전승의 중국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A, B조가 크로스 토너먼트로 맞붙는 8강전에서 한국은 A조 3위인 홈팀 인도네시아를 상대하게 된다.
A조 6개 팀 중 5위에 그친 대만(2승3패)이지만, 이날 한국을 상대로 만만치 않게 출발했다. 첫 세트 선제점을 뽑은 쪽도, 공격을 주도한 쪽도 대만이었다. 대만 쪽으로 기울던 흐름은 상대 범실이 계속되면서 바뀌었다. 1세트 한때 한국은 10-5로 앞서면서 낙승이 예상됐으나,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을 분기점으로 대만이 치고 올라오면서 18-19로 승부가 뒤집혔다. 1세트 후반 김연경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이재영의 공격이 먹혀들면서 결국 한국이 26-24로 세트를 따냈다.
2세트를 16점의 큰 점수 차로 따낸 한국은 3세트 들어 김연경을 빼고 경기를 했다. 차해원 한국 대표팀 감독은 “김연경의 체력을 배려해서 뺐다”고 경기 후 설명했다. 하지만 김연경이 빠진 한국은 힘겹게 경기를 이어갔다. 중반까지 이어지던 1점 차 시소경기는 막판 박정아의 서브 때 한국 쪽으로 왔다. 박정아의 강서브가 대만 리시버에 맞고 곧바로 넘어온 것을 김수지, 양효진이 연거푸 직접 강타로 상대 코트에 꽂아넣었다. 이후 리드를 내주지 않은 한국은 25-23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8강전에서 만날 인도네시아에 대해 차해원 감독은 “태국전을 경기장에 와서 봤는데 높이가 높지 않지만, 공격도 꽤 매섭고 짜임새가 있었다”고 경계했다. 김연경은 “아직 인도네시아를 만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홈팀이라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5개 팀이 조별리그를 치른 A조에서 인도네시아는 2승2패를 기록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한국으로선 ‘에이스’ 김연경의 활약이 중요하다. 차해원 감독은 “6주가량 김연경이 웨이트도 열심히 하고 해서 체력이 올라온 거 같다. 오늘도 보면 김연경이 크로스(대각공격)를 기막히게 치길래 ‘5년 전 너를 보는 것 같다’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최전성기에서 5년가량 지났다는 의미일 수 있어 김연경이 체력적으로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준결승 진출 여부를 가릴 인도네시아와 8강전은 29일 오후 6시 30분(한국시각) 열린다.
자카르타=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