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볼 수 없는 페널티킥…뒤돌아 눈 감고, 귀 막은 손흥민

황희찬의 페널티킥 슈팅 순간, 차마 보지 못한 손흥민 [연합뉴스]

손흥민은 황희찬의 페널티킥 슈팅을 보지 못했다.

2018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 연장 후반 12분 승부를 가를 골로 이어질 수 있는 페널티킥 순간, 손흥민은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 뒤돌아섰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연장 후반 얻은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해 승리를 거머줬다.

이날 3-3으로 경기를 마친 한국과 우즈벡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무득점 무실점으로 연장 전반이 끝나고, 연장 후반 11분 문전 침투하는 황의조를 우즈벡의코밀로프가 잡아당기며 한국에게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연장 후반을 약 4분 남겨둔 시점에 얻은 기적 같은 기회였다.

키커로는 황희찬이 나섰다.

황희찬이 슈팅을 하는 순간, 주장 손흥민은 긴장한 듯 골대를 등지고 뒤돌아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

긴장의 순간도 잠시, 황희찬이 페널티킥에 성공하자 손흥민은 뒤를 돌아 상황을 확인한 후 황희찬에게 달려갔다.

축구 팬들은 이 장면을 두고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일각에서는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할 만큼 떨리는 마음이 느껴진다며 손흥민을 응원했다.

하지만 또 다른 편에서는 대표팀 주장으로써 무책임한 행동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페널티킥에 성공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 세컨드 볼 슈팅을 준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 손흥민은 경기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사실 제가 페널티킥을 차려고 갔는데 황희찬이 차겠다고 제안을 했다"라며 "표정에서 자신감이 보였다. 제가 황희찬을 좋아한다. 최근 황희찬이 힘든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을 주려고 양보했다"고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