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는 23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소득 양극화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득 분배가 10년 만에 최악이라는 내용의 통계청 발표가 나오기 직전이다.
“장하성, 경제에 대한 기대 강조 #나는 더 냉정한 현실인식 가져”
회의에서 야당은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켰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번 정부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은 두 가지”라며 “소득 분배가 양극화됐다는 점과 기업의 행위를 모두 갑질로 보는 점”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이 “소득 양극화가 더 심화됐느냐”고 묻자 김 부총리는 “여러 가지 소득 양극화 지표가 있는데 악화하고 있다고 보인다”고 답했다. 이에 나 의원은 “환부를 도려낼 생각은 안 하고 돈(세금)으로 땜빵해서 과연 될 일이냐”고 비판했다.
김 부총리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갈등설에 대해 “(장 실장이 경제에 대한) 기대나 의욕을 강조한 것이 맞다”면서도 “저도 다른 누구보다 의욕이 많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보다 더) 냉정한 현실 인식을 갖고 있다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김 부총리는 최근 두 사람의 발언이 시각차를 드러냈다는 지적에 대해선 “큰 방향과 틀에서 장 실장과 저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국회 예결위 답변 과정에서 자신이 장 실장을 ‘스태프’라고 지칭한 데 대해선 “최근 고용 문제를 포함한 경제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제가 진다는 의미”라며 “조금도 책임을 회피할 뜻이 없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회의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심 의원이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소신이 흔들리는 것 같다”고 지적하자 김 부총리는 “갈팡질팡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심 의원이 재차 “소득주도 성장을 확고하고 분명하게 밀고 나가라”고 요구하자 김 부총리는 “그렇게 하고 있다. 혼자 말씀하시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