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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위기의 순간에 또 황의조... 이란전 선제 결승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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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오른쪽)가 이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동료 공격수 손흥민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의조(오른쪽)가 이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동료 공격수 손흥민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쯤 되면 ‘수호신’에 가깝다.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26ㆍ감바 오사카)가 또 한 번 기분 좋은 골맛을 보며 한국을 8강으로 인도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 치카랑의 위바와묵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에서 이란에 2-0으로 이겼다. 조별리그 E조를 2위로 통과한 한국은 이번 대회 난적 중 하나로 꼽힌 이란을 잡고 금메달에 한 발 다가섰다. 한국 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이란을 상대로 승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황의조가 또 한 번 해결사 역할을 했다. 전반 40분 황인범의 크로스를 상대 위험지역 정면에서 침착한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황의조의 이번 대회 5번째 득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뽑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당시 황의조는 논란의 주인공이었다. 일부 축구팬들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과 성남 FC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력을 거론하며 “실력이 모자란 선수가 인맥으로 뽑혔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J리그 무대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쾌조의 득점력을 보였지만 비난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이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는 황의조(왼쪽). [연합뉴스]

이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는 황의조(왼쪽). [연합뉴스]

황의조는 악플 세례에 일절 대응하지 않은 채 조용히 골 결정력을 갈고 닦았다. 김학범호에 합류한 이후에도 묵묵히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대회 개막을 기다렸다. 황의조는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6-0승)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비로소 여론의 부정적인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2로 충격패를 당한 말레이시아전에서 유일하게 득점포를 터뜨린 것 또한 황의조였다.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해 자신감이 떨어진 우리 대표팀에게 이란전은 금메달 도전의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압박과 역습 위주의 전술로 나선 이란을 상대로 득점 없이 공방전이 벌어지던 전반 40분, 황의조의 선제골이 터지며 전체적인 경기 흐름이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 후반에 터진 이승우의 쐐기골을 묶어 한국은 2-0 완승으로 이란을 뛰어넘었다.

대회 개막 직전까지 황의조를 괴롭히던 인맥 축구 비난 댓글은 ‘김학범 감독이 인맥을 활용해 황의조를 모셔올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내용으로 바뀌었다. 황의조의 득점포를 앞세워 승리를 거머쥔 한국은 오는 27일 8강전을 치른다. 상대는 우리나라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 받는 우즈베키스탄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황의조가 이란전 선제 득점 직후 골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1]

황의조가 이란전 선제 득점 직후 골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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