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 사학 한국사 자주성 회복에 초점|「한국민족운동과 민족주의사학」 심포지엄 지상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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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족주의 사학자 산운 장도빈선생(1888∼1962년)을 기려 설립된 산운학술문화재단은 19일 프레스센터에서 제1회 한국민족주의사학 학술심포치엄을 열었다. 주제는 「한국민족운동과 민족주의 사학」..
산운은 1908년 20세의 나이로 대한해일신보에서 단재 신채호선생과 함께 논설을 쓰면서 일제의 침략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던 언론인이었고 단재의 영향을 받아 국사교육을 국민 교화와 계몽의 수단으로, 애국과 독립운동의 방편으로 줄기차게 주장하던 사학자였다.
이번 심포지엄은 이런 산운의 뜻을 되새겨 민족주의사학의 모습은 어떠했는가를 알아보려는 의도에서 개최됐다.
발표된 논문은 「연해주에서의 민족운동과 신한촌」(인하대 윤병석교수) 「신민회와 청년학우회」(서울대 신용하교수) 「한국근대민족주의 사학의 성격」(숙명여대 이만열교수) 「신문화운동과 민족주의사학」(성신여대 이현희교수) 「산운 장도빈의 민족주의사학」(이화여대 신형식교수)등 5편.
이중 이만열교수의 발표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민족주의 사학의 역사의식은 ▲자강주의에 기초한 대외자주의식과 항일독립의식 ▲문화자존의식 ▲「정신」을 강조하는 관념성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은 민족주의 사학이 각각 일제침략과 종래의 사대주의적 경향에 대응하고 주체의식을 강조하려는 강한 의도를 반영한다.
그러나 민족주의 사학, 특히 효시라 할 수 있는 단재선생의 사학은 방법론적으로 자료수집과 비판을 강조함으로써, 또 후기에는 민중론적 역사인식이 부각됨으로써 이른바 실증주의 사학과 사회경제사학이라는 근대 사학성립의 계기가 됐다.
한편 이 민족주의 사학은 연구분야가 주로 고대사분야에 집중되는 특징을 지닌다. 이는 우리민족사의 유구함을 다져 국권회복을 도모하고 일제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려는 식민사관론자들의 이율성사관에 의해 훼손된 고대사를 주체적으로 복원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고대사 중심의 역사서술은 ▲단군의 강조와 기자·위만조선의 부정 ▲부여·고구려·발해 등의 역사를 중시해 한반도 중심론의 탈피도모 ▲한서군의 반도내 존재부정 ▲조선족의 해외식민지 구축설 등의 구체적 내용을 지니고 있다.
민족주의사학은 결국 식민지적 상황에서 독립운동의 방편으로 교조성을 강하게 띤 한계를 지녔지만 종래의 사대주의적 유가사학과 식민주의적 관료사학이 의도적으로 허물어뜨려 놓은 한국사의 자주성을 회복시키려는 것이었다.』 <강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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