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다시 PC다" 브래들리 수석부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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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business, again!'( PC 사업의 부활 )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HP 글로벌 모바일러티 서미트'행사에서 토드 브래들리(Todd Bradley) 퍼스널시스템그룹장(수석부사장.47.사진)은 이렇게 선언했다.

휴대용 컴퓨터 업체 팜원의 사장이던 브래들리 그룹장은 지난해 6월 HP으로 자리를 옮긴 뒤 이 회사 PC 사업을 주도해 왔다.

칼리 피오리나의 뒤를 이어 HP 최고경영자(CEO)가 된 마크 허드 사장이 직접 불러온 마케팅 전문가다. 퍼스널시스템그룹은 PC.프린터(복합기).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등 제품을 관장한다.

이날 하얏트 호텔은 물론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HP의 새 슬로건'어게인'을 담은 광고판이 곳곳에 걸렸다. 손가락으로 지구본을 누르는 모습에 필기체로'AGAIN'이라고 쓰여있는 광고판이다.

브래들리 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오늘(9일) 밤 9시 황금시간 대에 미국의 거의 모든 TV 채널에서'어게인'광고가 일제히 나간다"며 "세계 각국에서 총 수억 달러를 들여 모바일 PC 캠페인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HP는 이달 말 언론 광고를 시작으로 캠페인에 돌입할 예정이다.

미 시장조사회사 IDC의 최근 자료를 보면 아.태 지역의 '모바일 근로자'는 2009년에 5억825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열명 중 셋은 노트북이나 PDA 같은 모바일 정보단말기를 갖고 일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2009년 관련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42% 늘어난 234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HP는 올해 첨단 노트북 '파빌리온'시리즈와 PDA 'iPAQ' 시리즈를 내놓을 계획이다. 브래들리 부사장은 "보다폰 등 국제 이동통신 업체들과 제휴하고 모바일 PC에 3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기술을 담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 등 아시아 지역 이통 업체와도 접촉 중이지만 회사명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HP의 비전은 인터넷을 포함해 TV.게임기.휴대전화 기능을 두루 갖춰 종합 전자제품 같은 노트북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노트북 하나만 들고 다니면 PC 기본 작업은 물론 전화를 걸고 TV를 보고 음악을 듣고 사진.동영상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브래들리 부사장은 이날 내놓은 노트북 신제품들을 열거하면서 "굳이 컴퓨터를 부팅하지(켜지) 않고 '퀵 플레이'버튼만 누르면 영화(DVD)나 음악(CD)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HP 퍼스널시스템그룹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4억 달러로 올들어 노트북을 전 세계에 하루 3만5000 대 꼴로 팔고 있다. 1분기 HP의 전체 매출은 879억 달러에 달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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