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서 고치고 팔고, 아름다운 실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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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동구 장항동 ㈜하나로통신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가게 일산점은 '나눔과 순환'을 모토로 한 '자선가게(charity shop)' 16호점이다. 2004년 3월 ㈜하나로통신이 100여평을 기증하고 지금껏 임대료.운영비 등을 단 한 푼도 받지 않는 '특혜(?) 공간'이기도 하다.

일산점은 물건을 직접 수거.분류하고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는 원스톱 매장이다. 생산센터를 거쳐 들어온 물건을 팔기만 하는 여느 매장과는 다르다.

매장에 진열된 물품만도 6000여점. 옷가지가 대부분이나 가구와 예술작품.패션잡화.주방용품 등 먹는 것 빼고 생활용품이 다 있을 정도다. 반쪽이공방의 DIY가구, 하반신마비 장애인 김윤순 씨의 미니장승 등 지역공동체와 연계한 기획제품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선 상설 전시판매 외에도 기획이벤트가 수시로 열린다.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등 특별한 가족행사를 더욱 특별하게 보내도록 하기 위해 기획한 가족전 신청자도 점차 늘고 있다. 하나로통신과 일산경찰서.ING생명.암센터.일산병원 등 기업체들이 함께 하는 아름다운 토요일 행사를 열어 지역민들에게 나눔과 순환의 방법을 전파하고 있다.

요즘 하루 방문객이 줄잡아 300여 명. 이중 30% 이상이 물건을 구매한다. 월 매출만도 1500만원이 넘는다. 매출규모로 전국 7위 수준이라고. 일산점은 매년 6월과 12월 본부 차원에서 공동으로 진행하는 '수익 나눔' 행사에 2000만원씩을 기부한다. 하지만 일산점 살림을 총괄하는 이연근 매니저(35)는 이 금액이 성에 안 찬다. 그래서 본부에 기부금액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오픈 때부터 매장운영을 책임져 온 이 매니저는 3년 동안 참 많은 인식의 변화를 느꼈다고 말한다. "처음엔 '뭐 하는 데냐' 묻고 나가는 이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기증도 많고 구매하는 단골도 많이 늘었다"는 것. 요즘엔 아름다운 가게 운영에 대해 궁금해 하고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는지를 묻는 이도 부쩍 늘었다. 그는 또 "나눔과 순환을 경험하면서 보람을 느끼지만 식스 시그마를 도입한다는 소식엔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산점엔 이 매니저 외에도 수거와 생선을 담당하는 간사, 그리고 자원봉사를 자처한 55명의 활동천사들이 있다. 하루 5~10명의 활동천사가 매장을 운영한다. 이들은 매장운영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올해 일산점은 지역민들에게 수익을 나눠주는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연초 쌀.라면 등 생필품보따리를 꾸려 지역 틈새가정을 찾는 나눔 보따리 행사는 이의 본보기. 작지만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눔 이벤트다.

# 인터뷰-활동천사 점장 임금자 씨

일산점은 올해 처음 활동천사들의 자발적인 투표로 점장을 선출했다. 임금자(주엽동) 점장이 바로 그 주인공. 아름다운 가게 2호점(삼선교) 때부터 봉사를 시작한 임 씨는 "내 가게라는 자발적인 마음으로 봉사한다"면서 이곳에서 "맘껏 CEO체험을 할 수 있어 좋다"며 밝게 웃었다.

임점장은 월.금요일에 봉사를 한다. 하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출근해 활동천사들의 일정을 관리한다. 회의차 매니저들이 외출했을 때나 행사를 목전에 두고 있을 때도 시간을 기부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연근 매니저와 함께 기업체 행사유치를 하는 것도, 수익나눔 수혜자 선정을 위해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서는 것은 빠뜨릴 수 없는 임 점장의 업무다. 그들을 만나면서 지역 기업체들이 더 많이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한다. 임 씨는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에 지역 기업체들이 적극 참여해 달라"는 주문도 놓치지 않는다.

"도움을 주려고 왔는데 사실 더 많은 것을 얻어간다. 조금만 교육 받으면 누구든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고 임 점장은 말한다. 그의 미소가 아름다운 이유다.

'나눔과 순환, 경험하세요!'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유독 행사가 많은 5월이다. 그러나 북적이고 유쾌한 흥에 소외된 이웃이 있기 마련. 중앙일보 프리미엄과 아름다운 가게 일산점은 오는 26일 일산동구 장항동 아름다운 가게에서 '중앙일보 프리미엄가족 특별전'을 연다.

중앙일보 프리미엄가족 특별전은 독자들이 가정에서 더 이상 필요치 않은 물건을 가져 나와 그것을 팔고 그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돌려주는 나눔 행사. 재활용과 이웃사랑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기회로 기획됐다.

프리미엄 가족 특별전엔 일산 지역에 거주하는 중앙일보 독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가전제품은 물론 피아노, 가구, 책과 CD, 신발.가방 등의 패션잡화, 주방용품 등 팔 수 있는 물건이라면 어떤 것도 좋다. 수량 제한은 없으며 15일까지 아름다운 가게에 물건을 기증하면 된다.

독자들이 기증한 물건은 분류와 생산과정을 거쳐 26일 하룻동안 전시.판매된다. 26일 판매행사에는 독자도 참여할 수 있으며 참여를 원하는 독자는 20일까지 아름다운 가게로 전화 신청하면 된다. 031-812-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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