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같다는 이유로 골프 상금 1억7천만원 입금 받은 아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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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로운 강자로 뜨고 있는 토미 플릿우드. [USA TODAY=연합뉴스]

최근 새로운 강자로 뜨고 있는 토미 플릿우드. [USA TODAY=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토마스 플릿우드(58)는 지난 3일(현지시간) 밤 핸드폰 은행 앱을 통해 ‘입금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무슨 돈인지는 알 수 없었다. 계좌를 확인해보니 15만4480달러(약 1억7300만원)라는 거금이었다.

송신자가 유러피언 투어라는 것을 보고 토마스 플릿우드는 무슨 돈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와 이름이 비슷한 세계랭킹 11위 토미 플릿우드(27.영국)는 지난 달 열린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12위를 했다. 그 상금이 토마스에게 들어온 것이다.

토마스는 자신과 이름이 비슷한 선수 토미 플릿우드를 잘 안다. 토미 플릿우드가 우승하면 토마스의 페이스북에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뜨기도 한다.

토마스는 플로리다 스트림송 리조트의 프로이자 캐디로서 일하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1989년 유럽에서 대회에 나간 적이 있다. 그게 유러피언 투어인지 챌린지 투어(2부)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프랑스에서 열린 리옹 오픈이었다”고 미국 미디어에 말했다.

토마스는 몇 년 전 유럽 시니어 투어 대회 출전을 시도했는데 그러면서 유러피언 투어에 이름과 계좌가 다시 살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토마스가 토미 플릿우드의 상금을 가지려 한 의도는 없었다. 동료와 가족들에게 이를 얘기했고 트위터 등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유러피언 투어는 토마스 플릿우드에게 “톰 플릿우드가 두 명이라 잘 못 전달된 돈”이라며 반환을 요구했다. 토마스는 5일 동안 계좌에 돈을 가지고 있다가 8일 반납했다. 돈의 원래 주인 토미 플릿우드는 “돈이 어디로 갔었는지 알지 못했다”고 했다.

토마스는 “토미 플릿우드가 디 오픈에서 우승했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내 계좌에 15만 달러가 아니라 170만 달러(약 19억원)가 잠깐이라도 들어가 있을 뻔했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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