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질환 성인 80%이상이 앓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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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날씨가 쌀쌀해지면 잇몸병을 가진 사람들은 이가 시리는 것을 쉬이 느끼게 된다.
잇몸병(치주질환)은 최근 계속 늘어나 성인의 80%이상이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흔하고 만성적인 질환. 구강내 세균과 당단백이 덩어리를 이룬 치태(플라크)가 그 원인이다.
잇몸과 치아사이의 작은 도랑(열구)에 서식하는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타액·당분등과 뒤섞여 플라크를 형성,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치골을 파괴하게 된다.
잇몸병의 초기인 치은염은 잇몸 아래쪽 치태의 양이 증가할 때 특히 많이 발생한다. 증세는 △이 닦을때 쉽게 피가 나고△잇몸이 빨갛게 붓는 등이며 큰 통증은 없으나 치주염으로 진행할 우려가 크다.
연세대치대 김종관교수(치주과장)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다수 사람들에게 있는 치은염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있는 T세포의 기능이 약해졌을 때는 세균이 조금만 침범해도 치주염을 일으키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치아가 시리고 출혈이 있는데도 칫솔질을 소홀히 하는등 구강보건에 무관심할 경우 치주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항상 치아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
치주염에는 △치태관련 치주염과 △유년성 및 급속 진행성 치주염이 있다.
이중 치태 관련 치주염은 일반적인 잇몸질환으로 치태와 치석이 많이 끼어△이가 흔들리기 시작하고 △사과등을 깨물 때 피가 묻어 나오며 △잇몸이 함몰되는 증세를 보이나 큰 통증은 없으며 조기치료하면 쉽게 나을 수 있다.
급성진행치주염은 칫솔질을 소홀히 할 경우 인체저항력이 약화되기 시작하는 30대 후반부터 빈발하는 일종의 성인병으로 발병 후 2∼3년 이내에 심한 치주염증세를 나타낸다.
이에 비해 유년성 치주염은 사춘기직후부터 30세 이전에 나타나 앞니사이가 벌어지고 뻐드렁니가 앞으로 튀어나오게 된다.
약물치료와 테트라사이클린같은 항생제·수술을 병행하면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으나 통증·출혈이 없어 방치할 경우 이를 빼야할 우려가 있다.
김교수는 날씨가 추워지면 치아가 더 시리게 느껴지는 것은 이와 잇몸사이가 떨어져 있거나 잇몸이 함몰돼 뿌리가 노출된 경우 외부의 자극이 신경으로 쉽게 전달되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증세가 보이면 의사를 찾는 게 좋다고 말한다.
서울대 치대 최상묵교수는 『최소한 6개월에 한번씩 스케일링을 하도록 권하는 것은 칫솔질이 소홀하거나 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치과질병의 예방책으로는 역시 식사후의 올바른 칫솔질이 상책이라고 강조한다.
연세대 김교수도 치수질환 예방의 대원칙으로 치태의 식별과 제거를 쉽고 식사 후 혀로 이를 세밀하게 훑어나가면 이와 잇몸이 닿는 부분을 중심으로 느껴지는 약간 껄껄한 치태를 칫솔질로 말끔히 제거하면 스케일링등 치과치료가 거의 필요없다고 말한다.
잇몸병은 조기발견하면 전문적인 약물치료와 스케일링·치은 및 치근 소파술로 간단히 치료될 수 있으나 증세가 심해질 경우 치은조직을 절개하는 치주 수술이 불가피하며 귀중한 치아를 잃는 수도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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