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골드코인' 코인 백서 발행일 됐는데...투자자들 "구경도 못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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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 신일그룹(신일해양기술) 대표. 김경록 기자

최용석 신일그룹(신일해양기술) 대표. 김경록 기자

150조원어치 금괴가 실렸다는 러시아 침몰 군함 '돈스코이호'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신일골드코인의 백서가 제때 공개되지 않아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코인 투자 사기 의혹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30일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홈페이지를 통해 "8월 6~15일 신일골드코인 백서를 전 세계에 공개하고 개인 전자지갑을 모든 회원에 제공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6일 밤까지도 암호화폐 백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백서는 암호화폐 발행량과 계획 등을 담은 소개서다. 주요 개발자나 개발 일정이 포함돼 있어 암호화폐 신뢰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쓰인다. 투자자가 구매한 신일골드코인암호화폐를 보관할 수 있는 개인 전자지갑 역시 제공되지 않았다.

지인 권유로 신일골드코인에 300만원을 투자한 이모(57)씨는 "백서 발행과 전자지갑 제공 날짜가 됐는데도 아직 별도 안내는 없고, 백서는 구경도 못 했다"며 "아무리 전화통화를 하려 해도 연결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이 공지한 코인 백서 발행 계획. [사진 싱가포르 신일그룹 홈페이지]

싱가포르 신일그룹이 공지한 코인 백서 발행 계획. [사진 싱가포르 신일그룹 홈페이지]

투자금에 대한 환불 신청에도 제대로 된 답변이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지난 1일 홈페이지에 "1차 환불접수 및 보상조치 완료"라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지만 실제로 투자금을 되돌려받은 회원은 아직 없다는 게 투자자들의 설명이다.

이씨는 "1차 환불 신청을 받는다고 해서 환불신청을 한 이후 홈페이지에 1차 환불접수 보상조치 완료 안내가 공지로 올라왔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해 답답하다"며 "홈페이지에는 좋은 쪽으로만 거짓말을 올리는 식으로 회원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사기 의심 고발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전담팀까지 꾸렸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6일 신일골드코인 의혹과 관련해 "집중 수사를 할 필요가 있어 지능범죄수사대로 이관하고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며 "자금추적팀을 비롯해 총 13명으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으며, 현재 피해자들의 진술을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고 신일그룹(현재 신일해양기술로 사명 변경) 관련자들에 관한 조사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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