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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박성현 또 만났다, 2개 메이저 연속 한 조 우승 경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7월 열린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박성현과 그를 포옹하는 유소연. [AFP=연합뉴스]

7월 열린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박성현과 그를 포옹하는 유소연. [AFP=연합뉴스]

유소연과 박성현이 또 만났다.

여자 PGA 최종라운드 우승 경쟁한 두 선수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다시 동반 라운드 #당시 역전패 유소연 "뒤돌아보지 않는다" #박성현 "퍼트 떨어지면 우승할 수 있다"

유소연은 4일(한국시간) 영국 블랙풀 인근 로열 리덤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브리티시 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중간합계 11언더파로 단독 3위다. 박성현은 3타를 줄여 10언더파 공동 4위다. 선두는 13언더파의 포나농 파틀럼(태국)이고 2위는 12언더파의 조지아 홀(영국)이다.

LPGA 투어 8년차인 파틀럼은 이번 대회에서 매우 안정적인 경기를 하고 있다. LPGA 루키인 조지아 홀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우승 경쟁을 하는 등 링크스 코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메이저대회는 물론 일반 LPGA 투어 대회에서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패틀럼은 세계랭킹 97위 홀은 39위다. 두 선수 모두 올해 톱 10 기록이 한 번 뿐이다. 최종라운드는 예측하기 어렵다. 메이저 2승씩을 기록한 유소연과 박성현에게 충분한 기회가 있다. 박성현은 세계랭킹 3위, 유소연은 4위다. 두 선수 우승하는 선수가 세계 랭킹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소연과 박성현은 최종라운드 챔피언조 바로 앞 조에서 한국시간 오후 10시 20분 동반 경기한다. 두 선수는 지난달 여자 PGA 챔피언십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함께 라운드했다.

3라운드 4연속 버디를 잡은 유소연. [Reuters=연합뉴스]

3라운드 4연속 버디를 잡은 유소연. [Reuters=연합뉴스]

선두와 4타 차 7위로 3라운드를 시작한 유소연은 첫 홀과 4번 홀에서 보기,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나 싶었다. 그러나 5번 홀부터 8번 홀까지 4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유소연은 후반에도 버디만 3개를 잡아냈다. 5번 홀 이후 7타를 줄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다. 그린적중률 83%에 퍼트수 28개를 기록했다.

유소연은 “시작이 좋지 않았으나 실수를 뒤돌아보는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할까 고민했으며 퍼트감도 좋아 4연속 버디를 했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으로 가는 중요한 대회여서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박성현은 버디 4개에 보기 1개였다. 롱게임은 좋았으나 퍼트 수가 31개로 약간 많았다. 박성현은 “오늘 실수도 있었고 버디 찬스를 잘 살리지 못했으나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일 퍼트가 잘 되면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현. [Reuters=연합뉴스]

박성현. [Reuters=연합뉴스]

유소연과 박성현은 똑같이 메이저 2승을 기록 중이다. 유소연은 US오픈과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박성현은 US오픈과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다. 두 선수에게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가기 위한 중요한 포스트다.

지난 달 두 선수가 격돌한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는 유소연이 최종라운드 선두였다. 브룩 헨더슨에 3타, 박성현에 4타를 앞섰다. 그러나 연장 끝에 박성현이 우승했다.

16번홀 경사지 물가에서 박성현은 '박세리 맨발의 투혼급'으로 인상적인 파 세이브를 해냈다. 이 홀에서 유소연이 버디를 잡으면서 2타 차로 도망갔으나 17번홀에서 티샷이 강풍에 밀려 물에 빠지면서 연장에 갔다. 박성현이 정규경기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친 16번홀에서 치러진 두번째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내 우승했다.

유소연은 전날까지 10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 중이었다. 우승을 했다면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할 수 있었다. 유소연도 인터뷰 중 약간 울먹였다. 유소연은 “(더블보기를 한 17번 홀에서) 바람이 왼쪽으로 너무 강했다. 그 것만 아니면 이번 주는 내 인생에서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였다. 박성현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브리티시 3라운드 후 유소연은 “그 때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경기력은 가장 좋은 경기 중 하나였다. 극복하는데 힘들었지만 되돌아보지는 않는다. 골프가 내 삶의 큰 부분이지만 모든 것은 아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다. 서포터들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여자 골프 최고의 자리에 오른 두 선수는 정상에서 자주 만난다. 지난 해 LPGA 투어 최고 선수를 다퉜고 결국 올해의 선수를 공동 수상했다. 2016년 하나금융그룹은 유소연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박성현과 계약했다. 당시 박성현 보다 유소연의 세계랭킹이 더 높았다.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똑같이 준우승했고 2017년 에비앙에서는 동반 경기한 라운드가 악천후에 취소되버리는 바람에 특혜 논쟁도 생겼다.

호주 교포 이민지와 히가 마미코(일본)가 박성현과 같은 10언더파에서 역전 우승을 노린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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