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의 귀환’(정동영 의원)이냐, ‘변화의 바람’(유성엽ㆍ최경환 의원)이냐.
민주평화당의 새 당 대표가 오늘(5일) 결정된다. 평화당은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다. 당 대표ㆍ최고위원 선거에는 최경환ㆍ유성엽ㆍ정동영 의원과 민영삼 최고위원, 이윤석 전 의원, 허영 인천시당위원장(기호순)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원 투표(90%)와 국민 여론조사(10%)를 합산해 최다 득표자는 당 대표, 2~5위는 최고위원으로 선출된다.
평화당은 1~4일 케이보팅(K-votingㆍ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 시스템을 이용한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대상 ARS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개표 결과는 오후 5시쯤 발표된다.
정동영 vs 유성엽ㆍ최경환
당 대표 선거전은 4선의 정 의원과 3선의 유 의원, 초선의 최 의원 3파전이다. 특히 정 의원의 ‘인물론’과 유ㆍ최 의원의 ‘세대교체론’ 대결 구도다.
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ㆍ바른미래당의 당 대표가 다선(多選) ‘올드보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자신과 같은 “존재감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 의원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이미 실패한 리더십이 아닌 참신하고 유능한 간판이 필요하다”며 새 인물론을 내세웠다. 최 의원도 같은 날 “꼴찌 당인 평화당이 기존 인물을 내세워 현상유지를 하자는 것은 계속 꼴찌를 유지하는 것이고 확실하게 죽는 길"이라며 정 의원에게 공세를 펼쳤다.
선거전 초반은 정 의원이 두 후보보다 앞선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평화당 관계자는 “민주당, 바른미래당은 ‘정치 고수’로 대표가 바뀔 가능성이 높고 자유한국당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끌고 있는데, 중량감 있는 정동영이 낫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앞두고 판세 예측 힘들어져
하지만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유 의원의 추격세가 가팔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화당 당직자는 “유 의원이 ‘경제 당대표’를 내세우면서 정 의원과 차별화가 됐고, ‘이제 우리 당도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 당원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평화당 지역위원장 33인은 유성엽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당내 지분이 적지 않은 김경진·이용주 의원도 정동영이 아닌 유성엽·최경환 지지를 선언했다.
낮은 케이보팅 투표율도 변수다. 1~2일 진행된 케이보팅 투표에 선거인단 8만2011명 중 1만1021명만 참석했다. 당초 예상(15%)보다 낮아 인지도에 비해 조직력이 약한 정 의원에게 불리할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누가 선출되든 새 대표는 지지율이 1%대에 머무르고 있는 당을 어떻게 재건할 것이냐가 주요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사망으로 원내교섭단체 깨진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도 관심이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