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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계산서가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통합예선 결승> ●황윈쑹 6단 ○신민준 8단

9보(130~154)=백이 130으로 패를 결행하면서, 두 선수는 패싸움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다. 마지막 승부처가 될 곳으로 보이지만, 사실 이 싸움은 준비 운동을 확실하게 해둔 백에 유리한 전투다. 앞서 백은 중앙에서 흑을 자신의 입맛대로 이리저리 유도하며 팻감을 두둑하게 벌어두었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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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를 쓰고 난 뒤 팻감이 바닥난 흑은 궁여지책으로 좌상귀에 손을 돌렸다. 141로 치중했는데, 백이 받아줄지 의문이다. 여기에서 백은 굳이 흑의 요구를 다 받아주지 않고도 바둑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다른 길이 있다.

예상대로, 신 8단은 141을 흘낏 보더니 과감하게 142로 패를 해소했다. 그의 거침 없는 몸짓을 보면 신민준의 머릿속엔 이미 계산서가 나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흑이 143으로 좌상귀 백을 먹어치운다고 해도, 백은 바꿔치기로 벌어들인 소득이 높아서 집으로 유리하다.

참고도

참고도

한편, 151로 끊을 때는 152로 얌전하게 잇는 게 바른 대응이다. '참고도'처럼 섣부르게 백1로 끊어서 잡으려 들면 이하 흑 수순으로 대형 사고가 터지고 난다. 기껏 잘 둬놓은 바둑에 재를 뿌리는 꼴이다. (134, 140…△ / 137…131)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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