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장례식과 삼우제를 지내고 30일 국회로 돌아온 정의당이 조문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당 재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10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김종대·추혜선·윤소하 의원 등이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여전히 검은색 상복을 입고 수척한 모습이었다.
이 대표는 “암흑 같고 비현실적인 1주일이었는데 아직도 그가 없다는 것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며 “저희를 외롭지 않게 만들어주신 건 국민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록적인 폭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분께서 빈소를 찾아와서 구두와 넥타이를 전하고, 첼로 연주를 하는 등 노회찬을 지켜주셨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 유인태 사무총장 등 국회사무처 관계자들과 연세대와 세브란스 병원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기자회견 이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정의당의 진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노 전 의원의 장례를 치른 이후 처음 나온 여론조사에서 정의당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2.1%p 오른 1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찬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가 정의당 입당의 뜻을 밝히는 등 장례 기간에 당원 가입과 후원금도 증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의당에 보내준 시민들의 많은 위로를 받아들여 더 좋은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노 전 의원의 사망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는 작업을 먼저 진행할 계획이다. 공석이 된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20대 국회 전반기에 민주평화당과 의원 수 20명을 간신히 맞춰 공동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평화정의모임)'으로 활동했지만, 후반기부터는 다시 비교섭단체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 이 대표는 “노 전 의원이 없는 자리에서 정의당을 다시 잘 일으켜 세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바로 어떤 답이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당원들 마음을 하나로 모으도록 하겠다”며 “평화당과도 이야기를 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익범 특검팀에 대해서는 “당 내 관련 TF를 만들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전 의원의 장례 기간에 드루킹 특검팀은 “심상정, 김종대 의원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정의당이 거세게 반발하자 “수사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는데 진의가 잘못 전달돼 안타깝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 대표는 “특검도 스스로 부적절한 발표를 했다고 인정했다”며 “특검이 정의당에 대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조사도 진행되지 않은 일을 과도하게 언론에 흘렸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서는 “홍 전 대표가 이제 진심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홍 전 대표가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회피하기 위해 자살을 택하는 건 책임회피에 불과하다.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는 글을 올린 데 대한 비판이었다.
이 대표는 “홍 전 대표가 수십 년 동안 적대적인 정치 공간에서 상대방을 공격하고 쓰러뜨리기 위해 그 인간의 마음조차 무너뜨리는 언어를 써왔다”며 “본인 스스로도 마음이 굉장히 많이 어지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