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Life] 창의적 IP, 수익모델 발굴… 넥슨 한국 게임산업의 역사를 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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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타이틀을 흥행시켜왔다. 현재 전 세계 190여개 국에서 90여 종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사진은 바람의나라 20주년 일러스트, 야생의 땅 듀랑고, 메이플스토리 15주년 포스터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사진 넥슨]

넥슨은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타이틀을 흥행시켜왔다. 현재 전 세계 190여개 국에서 90여 종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사진은 바람의나라 20주년 일러스트, 야생의 땅 듀랑고, 메이플스토리 15주년 포스터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사진 넥슨]

 넥슨은 지난 24년간 창의적인 IP(지적재산권)와 신시장 발굴로 게임 산업을 이끌어 왔다. 1996년 텍스트 머드 게임이 주류를 이루던 한국 게임 시장에 바람의나라를 선보이며 그래픽 온라인 게임의 장을 열었다. 1999년 퀴즈퀴즈로 온라인 게임에 부분유료화 모델을 도입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이후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 카트라이더 등을 출시하며 캐주얼 게임 붐을 이끌었다. 특히 카트라이더는 24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며 아시아 시장에서 게임 한류를 주도했다. 현재 전 세계 3억8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1996년 그래픽 온라인 게임 첫 선 #아이템 구매방식 부분 유료화 도입 #세계 190개국 14억 회원에 서비스

 ◆끊임없는 혁신으로 한국 온라인 게임 산업의 문을 열다= 넥슨이 1996년 한국시장에 선보인 바람의나라는 넥슨의 출발점이자 넥슨 특유의 혁신 DNA의 원형이다. ‘인터넷을 통해 많은 유저와 동시에 즐기는 게임’이라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바람의나라는 당시엔 획기적이었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의 적용과 PC 통신 저변 확대에 힘입어 한국 게임업계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2011년엔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올해로 출시 22주년을 맞으며 유저들과 함께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 가고 있다.

 MMORPG가 온라인게임 시장의 기준이 되어가던 1999년에는 퀴즈퀴즈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캐주얼게임 시대의 문을 열었다. 퀴즈퀴즈는 두 달 만에 가입자 100만을 돌파했다.

게임 산업의 사업 모델 측면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정액제와 패키지 판매가 주된 사업모델이었던 당시 넥슨은 전 세계 게임사 최초로 부분 유료화(Free to Play) 모델을 도입했다. 게임은 무료로 즐길 수 있지만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 등을 유저의 필요에 따라 구매할 수 있는 모델이다. 부분 유료화 모델은 이후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전반에 널리 활용되는 사업 모델로 안착했다. 콘솔 플랫폼 중심의 패키지 판매가 주였던 서구권 게임 시장에서도 혁신적인 사업 모델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캐주얼 게임시대는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앤비와 카트라이더를 통해 화려하게 꽃피웠다. 2001년 10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앤비는 ‘다오’ ‘배찌’ 등 깜찍하고 귀여운 캐릭터와 ‘물풍선을 이용한 대전’이라는 독창적인 게임성을 기반으로 서비스 개시 넉 달 만에 국내 동시접속자 수 40만 명을 돌파했다.

 후속작 카트라이더는 캐주얼 온라인 레이싱 게임이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이후 중국·대만 등의 국가에도 진출, 전 세계 3억8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게 됐다.

 ◆창조적 현지화로 해외시장 정조준=넥슨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출시 15주년을 맞은 메이플스토리는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약 1억80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글로벌 타이틀로 성장했다. 넥슨의 간판 타이틀로 성장한 던전앤파이터는 2014년 최고 동시 접속자수 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중국 최고의 온라인 액션 RPG로 자리매김했다.

 넥슨이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창조적이고 철저한 현지화 서비스에 있다.

 넥슨은 단순히 게임의 언어만 번역하는 수준을 넘어 각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바탕으로 현지 유저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트를지속적으로 발굴했다.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유럽의 고성,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싱가포르의 머라이언 등 각 국가의 랜드마크를 게임 내에 충실히 구현했다. ‘칠면조 몬스터’ 등 각 지역의 문화를 대변하는 캐릭터를 선보이며 재미를 더했다.

 카트라이더와 마비노기 역시 각 지역 유저의 감성을 자극하는 창의적 콘텐트를 개발·적용해왔다. 북경의 자금성, 상해의 동방명주 등 맵을 개발하거나 고양이를 선호하는 일본 시장을 대상으로 고양이 섬 등의 월드를 추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던전앤파이터도 중국에서 주요 휴가 시즌을 타깃으로 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꾸준히 운영해 성과를 냈다. 용·판다 등 중국 유저의 취향에 부합하는 전용 NPC(Non-Play Character)를 출시하는 등 참신한 콘텐트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넥슨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약 14억 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90여 종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했다.

 중앙일보디자인=배은나 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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