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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오존까지…수도권과 부산·경남 오존오염 심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2일 서울 시청역 인근 전광판에 서울지역 동북권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는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이 달 들어 모두 6일이나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서울 시청역 인근 전광판에 서울지역 동북권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는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이 달 들어 모두 6일이나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연합뉴스]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 지역에서는 대기오염까지 치솟고 있다.
호흡기와 눈을 자극하는 오존, 마스크로도 걸러지지 않는 오존이 폭염에 지친 시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29일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7월 들어 서울에서는 20~24일 5일 연속 발령된 것을 비롯해 모두 6일에 걸쳐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경기도의 경우 18~28일 사이에 모두 10일에 걸쳐, 인천은 21일과 24일 이틀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또, 7월 들어 부산지역의 오존주의보 발령일수는 13~26일 사이 6일, 울산은 11~26일 사이 9일, 경남은 13~27일 사이 10일이었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7월 오존주의보 발령일수를 종합하면 모두 10일이었고, 부·울·경은 13일이나 됐다.
반면, 강원도는 4일, 대전·세종·충북·충남 5일, 대구·경북 5일, 광주·전북·전남은 4일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오존주의보는 1시간 평균 오존 농도가 0.12ppm 이상일 때 발령된다.

서울의 경우 2016년 오존주의보 발령일수인 3일이었고 지난해는 4일이었다. 2015년 7월에는 발령이 아예 없었다.
또, 2015~2016년에는 연속 발령이 없었고, 지난해에는 이틀 연속 발령이 있었을 뿐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올해는 강한 햇빛을 동반한 폭염이 발생하면서 오존주의보가 연속 발령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름철 폭염일(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일 때 오존이 '나쁨' 수준(0.091ppm) 이상으로 상승한 날은 수도권에서는 87%, 부·울·경에서는 60%에 이르렀다.
또, 여름철 폭염일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비율도 수도권이 38%, 부·울·경이 32%나 됐다.
수도권의 경우 비폭염일(일 최고기온 33도 미만)에 오존주의보가 발생한 비율은 8%, 부·울·경은 9%에 그쳤다.

전남 오염물질 경남으로 이동하기도

이처럼 폭염 때 수도권과 부·울·경 지역에서 오존 농도가 치솟는 것은 오존 생성의 원료가 되는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오존은 햇빛이 강하고,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과 질소산화물(NOx)이 많을 때 생성된다.
또, 바람이 약하거나 좁은 범위 내에서만 공기가 순환되는 경우 고농도로 축적되기 쉽다.

강한 햇빛을 동반하는 폭염 시에는 일 최고기온이 높고 일사량이 많아진다.
더욱이 기온이 상승하면서 오존 원인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대기 중으로 증발하는 양도 늘어나게 된다.

오존 생성 과정. 강한 햇빛과 질소산화물,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작용한다. [자료 환경부]

오존 생성 과정. 강한 햇빛과 질소산화물,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작용한다. [자료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김정수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수도권과 부·울·경은 폭염이 발생할 때, 하늘 상태가 맑고 바람이 약하면 고농도 오존 오염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인구 2000만이 몰려 있는 수도권은 오염원이 많아 강한 햇빛과 높은 기온, 잔잔한 바람 등의 조건만 갖춰지면 오존 농도가 치솟는다는 것이다.

또, 부·울·경에서도 부산에서는 자동차가 원인인 질소산화물 배출이 많고, 울산에서는 석유화학공업단지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이 많다.
여기에다 전남 광양 제철산업단지의 질소산화물, 여수 석유화학공단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바람을 타고 동쪽의 경남으로 이동하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폭염 시 고농도 오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존·미세먼지 농도가 특히 높은 부·울·경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 여름철 조업 단축 등 사업장의 자발적 오염물질 감축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8월까지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시설에 대한 특별 합동 점검도 추진하기로 했다.

오존 줄이기 생활수칙 [자료 환경부]

오존 줄이기 생활수칙 [자료 환경부]

환경부 관계자는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동차 주유나 페인트·세정제 사용 등 오존 원인물질이 배출될 수 있는 활동은 햇빛이 강한 낮 시간대를 피하는 등 오존 농도를 낮추는 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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