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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각화 원형 유지토록 댐 수위 조절 … 식수 부족은 정부와 협의해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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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991번지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경(고래잡이) 유적이다. 바위에 동물, 사람, 고래를 잡는 모습 등 300여 점 그림이 새겨져 있다. 선사시대 생활과 환경을 잘 보여줘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올랐다. 이 암각화가 수십 년 전부터 수난(水難)을 당하고 있다. 비가 많이 오면 물에 잠기기 때문이다. 침수와 노출을 반복해 이미 심하게 훼손됐다. 보존에 문제가 있어 유네스코 정식 등재 신청도 어려운 상황이다.

‘반구대 암각화’ 수난, 해결책은

울산시는 10년 넘게 보존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암각화가 있는 사연댐 수위를 낮추면 울산 시민의 생활용수와 식수 공급에 차질이 생겨서다. 그렇다고 댐 수위를 그대로 두면 암각화 침수를 막을 수 없다.

그동안 암각화 앞에 생태 제방을 설치해 물 유입을 막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주변 환경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문화재청은 반대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생태 제방 안을 반대하고 암각화 원형을 지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암각화가 물에 잠기지 않는 수준으로 사연댐 수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부족한 물 문제 해결은 중앙 정부에 책임을 촉구할 계획이다. 송 시장은 “정부가 물이라는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고 수급계획을 세우면 지자체 간 협의에 울산시가 나서겠다”고 말했다. 경북 지역의 운문댐·임하댐·영천댐 등에서 물을 공급 받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송 시장은 “울산에서 먼저 경북 물을 달라고 말하긴 조심스럽다”며 “다만 무조건 물을 달라고 할 게 아니라 서로 필요한 게 뭔지 알고 이를 주고받는 식으로 해당 지역 지자체와 시민을 설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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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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