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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영주 “대한민국 적화 시간문제”

중앙일보

입력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지난 3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 관련 명예훼손 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지난 3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 관련 명예훼손 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등 허위사실을 주장해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영주(69)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경진 판사 심리로 열린 고 전 이사장의 명예훼손 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부림사건을 직접 수사한 피고인은 주위 사람들에게 ‘문 대통령이 부림사건 피고인들과 평생 동지고, 내게 검찰 인사에서 불이익을 줬다’며 허위사실을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라고도 주장했다”며 “피고인의 말을 진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글을 SNS 등에 확대‧전파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의 명예를 명백히 훼손한 것으로, 관련 민사 소송에서 패소했음에도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빨갱이‧공산주의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내모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고 전 이사장은 문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라는 종전 주장을 전혀 굽히지 않았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우리는 북한의 주요 주장에 동조하고 천안함 사건 등을 옹호하는 사람을 공산주의자라고 한다”며 “문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 여러 사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8년 검사생활을 하는 동안 공안 분야에서 한총련, 전교조, 통합진보당 사건 등을 맡았다. 문 대통령이 공산주의라고 확신한다고 해서 허위사실 적시라고 하는 것은 제 공안 경력을 통째로 무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전 이사장은 또 “지금은 보복이 두려워 공개발언만 없을 뿐이지,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먼저 입을 떼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고, 국가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고 전 이사장은 대통령 취임 이후 각종 정책과 행적도 맹렬히 비난하며 “대한민국 적화가 시간문제라는 게 맞는 것 같아 불안하다”며 “평창 겨울올림픽 리셉션 환영사에서 북한 김영남에게 ‘신영복을 사상가로서 존경한다’는 발언까지 했다. 신영복의 사상은 주체사상, 공산주의 사상, 김일성 사상으로, 그건 자기도 공산주의자라고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전 이사장은 2013년 1월 보수성향 시민단체 시민하례회에서 18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였던 문 대통령을 가리켜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한 혐의로 기소됐다.

고 전 이사장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3일 열린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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