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기록적 폭염 … 환경문제 해결 개인 실천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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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한반도의 폭염은 물론이고 세계 곳곳의 지구환경 이상 징후가 국제적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2005년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s)가 저개발국 특히 아프리카의 질병, 가난, 교육, 환경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면 2016년부터 현재 추진 중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지속성을 동반한 환경보존을 범세계적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이제 환경보존은 인류 존망의 문제다.

공동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인식할 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캠페인은 소비, 먹을거리, 에너지, 자원순환, 교통 등 일상생활 속 개인의 실천 문제로 환경보호를 이야기한다. 무심코 썼던 비닐봉투 대신에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종이봉투나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실천이 습관으로 이어져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가정과 사회 차원의 관심과 교육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환경교육은 보편화 되어 있다. 이제는 교과과정 뿐 아니라 가정과 일상생활에서도 환경보호를 위한 습관과 규칙들이 몸에 밸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필자는 25년 넘게 독일과 스위스에서 생활했다. 큰 아들은 독일 북부 괴팅겐에서 작은 아들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치원을 다녔다. 독일과 스위스 유치원은 아이들이 원하는 만큼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되, 어느 경우도 음식을 남기지 않도록 훈련한다.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철저한 교육과 훈련을 받은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체화된 습관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결국 환경보호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현재 몸담고 있는 대한적십자사는 1970년대 급속한 산업화 과정으로 생긴 각종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전국 규모의 환경보호 활동을 선도적으로 펼친 바 있다.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라는 범국민적 환경보호 표어도 적십자에서 나왔다. 거리마다 휴지통을 설치하고 길거리 환경정화를 하던 RCY단원들의 환경보호 활동은 우리 동네 나무심기, 벽화 그리기 등 지금의 ‘RCY 국토사랑 에코프렌즈 환경캠페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환경보호 활동은 여전히 적십자의 중요한 인도주의 활동이다. 지난 24일 대한적십자사는 전국 4000여 직원과 32만 봉사원이 함께 한 환경 보호 실천 서약이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적십자를 포함한 많은 단체가 환경보호 활동을 더욱 더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캠페인이 단순히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일을 뛰어넘어 다음 세대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 공동체로 이어 나가가기를 바란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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