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길에서 술먹거나 웃통 벗으면 체포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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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무기를 만져보고 있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AP=연합뉴스]

중국산 무기를 만져보고 있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AP=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노상 음주와의 전쟁'으로 확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는 최근 길거리 음주, 노상 방뇨, 노출이 심한 옷차림까지 경범죄에 포함해 집중 단속하고 있다.

필리핀 경찰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5만 명, 지난 일주일간 7000명이 경범죄로 체포됐다.

두테르테의 경범죄 엄단 조치는 지난달 초 마닐라에 사는 한 성직자와 임신부가 살해된 사건이 시발점이 됐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 두테르테는 "거리에서 빈둥거리는 사람은 공공 안전을 해치는 잠재적 문젯거리"라고 지적하며 "윗옷을 입지 않고 돌아다니고, 밖에서 술 마시는 사람 등을 모조리 체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YT는 두테르테의 이 같은 정책이 '깨진 유리창 이론'을 떠올리게 한다고 해석했다.

과거 미국 도시의 범죄 예방 정책에 적용된 이 이론은 상점의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행인들은 관리가 안 되는 곳으로 판단해 강도 같은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두테르테의 경범죄 엄단 정책도 노상 음주 등 사소한 범죄를 없애서 중범죄를 사전에 막겠다는 전략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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