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32%, 결혼 후 처가의 가장 큰 도움 ‘간섭 않는 것’ 여성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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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른들의 말씀 중에 틀린 게 없더라고요. ‘처가와 화장실은 멀수록 좋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제 결혼한 친구 중에 장인 장모가 하도 설쳐대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변호사인 36세 미혼남성 S씨는 결혼정보회사에서 상담 중 ‘처가가 멀리 좀 떨어져 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부파경의 각 단계 이미지용 사진. 괴로워하고 있는 남자와 등을 돌린채 화를 내고 있는 여자. [중앙포토]

부부파경의 각 단계 이미지용 사진. 괴로워하고 있는 남자와 등을 돌린채 화를 내고 있는 여자. [중앙포토]

미혼들은 결혼하고 나서 배우자 가족이 본인에게 어떻게 해줄 때 가장 고맙다고 느낄까?

미혼 남성은 결혼생활 중에 처가 식구가 ‘부부생활에 간섭만 안 해도’ 고마울 것 같다고 생각하고, 여성은 시가에서 ‘경제적으로 도와줄 때’ 가장 고마울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대표 손동규)가 결혼정보업체 온리-유와 공동으로 12일부터 일주일간 전국 결혼희망 미혼남녀 508명(남녀 각 254명)을 대상으로 이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결혼 후 배우자 가족(시가, 처가)과 본인 부부에게 어떻게 해줄 때 가장 고맙게 느껴질까요?’라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이 질문에 대해 남성 응답자의 31.9%가 ‘결혼생활에 간섭하지 않는 것’으로 답했고, 여성 33.1%가 ‘경제적 지원’으로 답해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남성은 ‘자녀 보육 지원’(28.0%) - ‘과도하게 기대하지 않은 것’(15.7%) - ‘경제적 지원’(13.4%) 등의 순으로 답했고, 여성은 ‘과도하게 기대하지 않는 것’(27.2%) - ‘자녀 보육 지원’(17.3%) - ‘결혼생활에 간섭하지 않는 것’(11.0%) 등의 순이다.

손동규 비에나래 대표는 “과거에는 결혼하면 여성들이 고부갈등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면 요즘은 남성들이 결혼 후 장서갈등(장모가 사위의 결혼생활에 간섭하여 발생하는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여성들은 결혼하고 나면 신혼집 마련이나 자녀 양육비, 교육비 등등에 대해 시가에서 일정 부분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라고 설명했다.

부부싸움…배우자 가족은 ‘모르는 척’ 해줬으면… 

‘결혼 후 부부싸움 할 때 배우자 가족(시가, 처가)이 배우자에게 어떻게 해주기 바라나?’에 대해서는 남성과 여성의 반응이 비슷했다. ‘모르는 척해주면 좋겠다’는 응답자가 남녀 각 63.8%와 58.7%로 조사됐다. 이어‘(배우자를) 타이른다’(남 26.0%, 여 33.1%)와 ‘두둔한다’(남 10.2%, 여 8.2%) 등을 답했다.

이경 온리-유 총괄실장은 “결혼을 하면 남녀 모두 성인이므로 웬만한 다툼이나 갈등이 있어도 본인들끼리 해결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성격이나 습성 등이 판이한 남녀가 만나서 일정 기간 서로 적응하고 조화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성숙한 부부로 거듭나게 된다”라고 조언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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