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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대 ‘달리는 별장’ … 쑥쑥 커지는 캠핑카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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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캠핑 바람을 타고 캠핑카 시장도 커지고 있다. 완성차 형태의 국산 캠핑카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현대차가 내놓은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는 싱크대와 전기레인지, 냉장고, 샤워기 등을 갖췄다. [윤정민 기자]

캠핑 바람을 타고 캠핑카 시장도 커지고 있다. 완성차 형태의 국산 캠핑카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현대차가 내놓은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는 싱크대와 전기레인지, 냉장고, 샤워기 등을 갖췄다. [윤정민 기자]

캠핑 열기가 날씨만큼이나 뜨겁다. 캠핑 명소에 있는 유명 캠핑장은 예약 시작과 함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자리 잡기 경쟁이 치열하고, 가까운 캠핑장들도 주말마다 예약이 가득 차 있다. 통계청 등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약 60만명이던 국내 캠핑 인구는 2016년 500만명을 돌파했고, 최근엔 10배인 600만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캠핑족 늘며 등록 대수 6배 껑충 #수입차는 1억원선, 국산은 절반값 #개조차량 인기에 완성차도 가세 #스타렉스 캠핑카, 가격 경쟁력 강점 #출퇴근 등 다목적 용도로 활용 가능 #현대차 쏠라티는 와인셀러도 갖춰

최신 캠핑 트렌드는 ‘가벼움’이다. 주말을 이용해 짧게, 가까운 곳으로, 최소한의 장비만 챙겨 캠핑을 즐기는 것이다. 캠핑장까지 갈 필요도 없다. 주택가 인근 공원이나 동네 뒷산에서도 심심찮게 캠핑족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캠핑카는 초기 구매 비용이 많이 들지만, 한번 사놓으면 가까운 장소를 찾거나 간단한 장비마저 챙길 필요가 없다. 동네 주차장이든 공터든 차만 대면 바로 ‘캠핑 무드’를 즐길 수 있다. 덕분에 캠핑카 등록 대수는 지난해 9200대로 최근 5년 사이 6배가 됐다. 또한 캠핑 목적이 아닌 일반 차량에 에어 매트나 텐트, 취사도구 등 최소한의 장비를 싣고 다니며 ‘차박’도 대유행이다.

캠핑 바람을 타고 캠핑카 시장도 커지고 있다. 완성차 형태의 국산 캠핑카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현대차가 내놓은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는 싱크대와 전기레인지, 냉장고, 샤워기 등을 갖췄다. [윤정민 기자]

캠핑 바람을 타고 캠핑카 시장도 커지고 있다. 완성차 형태의 국산 캠핑카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현대차가 내놓은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는 싱크대와 전기레인지, 냉장고, 샤워기 등을 갖췄다. [윤정민 기자]

캠핑카 종류는 동력 장치 장착 여부와 크기·목적 등에 따라 다양하지만, 크게는 주행 기능과 캠핑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어 스스로 이동이 가능한 모터 캐러밴과 차량 뒤에 붙여 견인해야 하는 트레일러 캐러밴으로 나뉜다. 모터홈 등으로도 불리는 모터 캐러밴은 그 자체로 숙박과 취사, 샤워를 위한 장비들을 내부에 갖추고 있고, 트레일러 캐러밴은 차와 연결하는 별도 공간에 이런 장비들이 들어간다.

국내 모터 캐러밴은 대부분 미니밴 등 승합차나 버스·트럭 등을 개조(튜닝)한 제품들이다. 스타렉스나 카니발, 포터 등을 기반으로 한 캠핑카들이 많다. 어떤 차를 개조했는지, 어떤 장비를 넣었는지 등에 따라 가격대가 크게 달라진다. 국내 중소업체들이 국산차를 개조해 판매하는 캠핑카는 보통 4000~5000만원부터 판매되며 수입 캠핑카는 1억을 훌쩍 넘는 제품이 많다.

캠핑 바람을 타고 캠핑카 시장도 커지고 있다. 완성차 형태의 국산 캠핑카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현대차가 내놓은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는 싱크대와 전기레인지, 냉장고, 샤워기 등을 갖췄다. [윤정민 기자]

캠핑 바람을 타고 캠핑카 시장도 커지고 있다. 완성차 형태의 국산 캠핑카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현대차가 내놓은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는 싱크대와 전기레인지, 냉장고, 샤워기 등을 갖췄다. [윤정민 기자]

캠핑 시장의 ‘폭풍 성장’ 덕인지 국내 완성차 업체도 몇 년 전부터 완성된 형태의 캠핑카를 내놓고 있다. 현대차의 쏠라티 캠핑카와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다. 2016년 5월 처음 출시된 쏠라티 캠핑카는 ‘럭셔리 캠핑카’란 수식어를 달았다. 미니버스 쏠라티를 기반으로 한 만큼 공간이 넓고 샤워부스가 설치된 화장실, 가스레인지와 싱크대, 2층형 침대, 와인보관함, 19인치 모니터와 태양광 충전판까지 갖추고 있다. 다만 가격이 1억원이 넘고, 평소에 차로만 쓰기엔 크기도 부담스럽다. 그러나 5월 새로 출시한 ‘더 뉴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는 가격대가 5000만원에 출퇴근용으로 차를 사용할 수 있어 훨씬 접근 문턱이 낮다.

지난달 직접 스타렉스 캠핑카를 타고 캠핑을 해봤다. 주행 성능은 일반 그랜드 스타렉스와 같다. 배기량은 2500cc며 디젤 2.5VGT 엔진과 5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175마력이다. 옵션을 선택하면 사륜구동도 가능하다. 다만 캠핑카는 12인승이 아닌 4인승이다.

우선 담요와 조리도구 등 간단한 캠핑 장비만 싣고 서울 마포구에서 캠핑장이 있는 경기도 용인시까지 40㎞를 주행했다. 주행 중 느껴지는 단점이 몇 가지 있었다. 일단 운전석 바로 뒤에 전기레인지와 싱크대, 냉장고가 나란히 설치돼 있어 운전석 시트를 일정 이상 뒤로 밀수 없고 등받이도 많이 젖힐 수 없었다. 체격이 큰 운전자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로 캠핑을 즐기는 모습. 차 옆쪽에 가림막을 설치할 수 있다. [윤정민 기자]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로 캠핑을 즐기는 모습. 차 옆쪽에 가림막을 설치할 수 있다. [윤정민 기자]

차가 무거운 탓인지 제동이 걸리는 속도도 일반 차량보다 더뎠다. 차가 생각보다 더 멀리 미끄러져 나가, 일반 차를 운전할 때보다 일찍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 캠핑카 특성상 여러 장비를 장착하다 보니 주행 중 차량 곳곳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아쉬웠다.

하지만 차를 멈추자 캠핑카의 진가가 드러났다. 내부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딱히 부족한 것을 찾기가 어려웠다. 우선 조수석 뒷문을 열면 정면에 냉장고와 싱크대, 전기레인지가 설치돼 있다. 캠핑용품 전문 브랜드에서 만든 냉장고는 저장 용량이 40L로, 수박 한 통과 고기 1㎏, 야채, 맥주 4캔, 소주 7병과 소시지 등을 넣어도 공간이 남았다. 백미러 위 메인 컨트롤러를 통해 냉장고를 켜고 끌 수 있다. 싱크대 크기는 50L다.

2·3열 시트는 모두 수평으로 젖힐 수 있다. 2열 시트만 젖혀 놓고 냉장고 앞 접이식 테이블을 펼치면 앉아서 식사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다. 따로 텐트를 치지 않아도 밥을 먹고 잠을 자기 충분했다. 선택 사항인 멀티미디어 패키지에 포함된 50인치 실내 스크린과 빔프로젝터를 이용하면 캠핑카를 작은 영화관으로 바꿀 수도 있다.

차 뒷문을 열면 왼쪽에 샤워기를 연결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물통 크기가 50L라 성인 2명이 샤워를 할 수 있다. 또 차량 뒷문에 캠핑용 의자 두 개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 측면 가림막은 혼자서 1분 안에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사용법이 간단하다. 그늘이 없는 캠핑장에서 유용하다.

잘 시간이 되자 메인 컨트롤러 버튼을 눌러 차 위에 장착된 팝업 텐트를 펼쳤다. 성인 2명이 누울 수 있는 크기며, 프레임 위에 매트리스도 깔려있었다. 곳곳에 설치된 터치식 실내등, 창문마다 달린 커튼, 슬라이딩 모기장도 캠핑족을 만족하게 하는 요소다. 특히 팝업 텐트의 경우 좌우와 뒤쪽으로 모기장이 설치돼 있어 환기가 잘됐고, 코브라형 램프가 달려있어 독서를 하다 잠이 들 수도 있다.

스타렉스 캠핑카 출시 가격은 5100만원이다. 결코 싼 값이 아니지만, 수입 캠핑카가 1억원을 훌쩍 넘는 걸 고려하면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어 보였다. 다만 팝업 텐트 전자동 시스템과 미니빔을 포함한 멀티미디어 패키지, 측면에 설치하는 텐트와 사륜구동 시스템 등은 비용을 추가로 내야 선택할 수 있고,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스타렉스 캠핑카는 출시 후 17일까지 179대가 판매됐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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