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대기업 CEO 만난 백운규 장관

중앙일보

입력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취임한 지 1년만에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한꺼번에 만났다. 정부는 기업발(發)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주문했고, 기업은 규제 혁신을 요청했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열려면 기업인 역할 가장 중요 #"기업을 위한 산업부 되겠다"

16일 백 장관은 ‘산업부-12대 기업 CEO 간담회’에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선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인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6일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12대 기업 최고경영자(CEO)간담회에 참석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 세 번째) [산업통상자원부]

16일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12대 기업 최고경영자(CEO)간담회에 참석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 세 번째) [산업통상자원부]

대내외적 경제여건의 악화로 대기업의 국내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서 기업의 고충을 해결하겠다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기업을 위한 산업부가 되겠다”며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해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규제혁신▶근로시간 단축 현장 안착▶융·복합 첨단산업 발전▶통상현안 대응이 주로 논의됐다. 장관 발언시간은 10분으로 하고 기업 요구를 듣는데 75분을 할애했다.

우선 투자 발목을 잡는 규제들이 언급됐다. 드론용 연료전지 규제, 지주사 투자규제 등이 대표적이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장관이 직접 이끄는 신산업 분야별 규제혁신 토론회를 이달 중에 열기로 했다.
대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설 증설·긴급 수리가 필요해 인력수요가 특정시기에 몰리는 기업, 해외 사업장이 많은 기업들은 인력 운영이 탄력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방안을 올 4분기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태양광·5G·문화콘텐트 등에 대한 세액공제를 늘려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현재는 제조업 위주로만 활성화되어 있는데 방송문화콘텐트 산업에도 세액공제를 검토해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통상 분야에선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에 대한 민관 합동 대응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산업부는 범정부 민관 합동 사절단을 파견해 정·재계 핵심인사와 접촉을 모색키로 했다.
이밖에 한국 콘텐트를 중국이 불법 복제하는 저작권 침해가 심각해 이를 해결해달라는 건의도 있었다. 태양광 기술 개발시 정부의 초기 마중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제안, 인공지능(AI)·빅데이터 인력이 부족해 국가적 차원에서 인재양성에 힘써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 애로사항 상황판을 만들어 각각 건별로 챙겨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선정된 기업들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기준 상위 10개(삼성·현대기아차·SK·LG·롯데·포스코·GS·한화·현대중공업지주·신세계)에 두산·CJ를 추가해 총 12개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까지 고루 초청해 12곳이 됐다”면서 “앞으로는 항공우주 등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곳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박건수 산업정책실장과 12대 기업 기조실 임원으로 구성된 ‘민관 실무 워킹그룹’을 다음달 중순 구성해 1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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