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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 랭킹」오른 두 여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재계의 내노라하는 그룹 총수들을 제치고 지난해 가장 돈을 많이 번 사람, (소득세 납세 랭킹1위)으로 올라 선 삼양화학의 여사장 한영자씨(53) 가 화제의 인물이 되고있다.
지난 82년 납세 분부터 고액 상위권에 돌연 등장, 16위→17위→11위→4위, 그리고 지난해(86년 분)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에 이어 2위로 랭크되기까지 재력의 고속행진을 계속해온 한 사장은 5공화국 기간 중 급부상한 여성기업인의 한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권력층과의 구설수가 끊이지 않아 왔으나 여전히 한 사장 자신은 물론 삼양화학이 어떤 회사인가도 철저히 베일에 가려있다.
다만 한 사장이 대구 출신으로 창덕여고를 졸업했으며, 69년 창업된 외형 3천5백만원의 삼양화학에 72년께부터 본격 참여한 말 잘하고 활달한 수완가라는 점과 삼양화학이 최루탄을 제조, 납품하는 업체라는 정도.
그러나 79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되어 몇 년 새 2백배 이상(86년 매출 4백 99억원)의 아메바식 성장을 해온 기업의 내력과 거기서의 한사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무리「시대적 호황업종」(?)을 탄 것뿐이라는 설명에도 불구, 많은 의구심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한 사장은 최루탄 추방운동 등 한동안 빗발치던 세간의 비난에 대해『누가 만들어도 욕먹기는 마찬가지』라고 응수하는 배포(?)를 보이기도 했는데 그 자신 안보에 대한 신념이 철저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덩치가 커진 삼양화학은 지난 4월 개인기업에서 탈피, 자본금 17억 5천만원의 삼양화학실업과 자본금 2백 25억원의 삼양화학공업으로 체제를 바꾸어 삼양화학실업은 한 사장의 남편 박상철씨가 사장직을 맡고 삼양화학공업은 계속 한 사장이 맡기로 했다. 따라서 한 사장이 고소득 랭킹의 전면에 나서 있는 것도 자칫 올해가 마지막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체 공석 상에 나서지 않기로 유명한 한 사장이 거의 중소기업주들인 1백 30여명의 여성기업인들 모임인 여성경제인협회에 올 들어 가입한 것도 관심을 끄는 변화다.
아무튼 한 사장은 이번 납세랭킹으로 현재 가장 활발한 여성기업인의 하나로 주목되게 됐는데 주목을 받는 여성기업인으로 또 한 사람 빠뜨릴 수 없는 인물이 애경유지의 장영신 사장(51)이다.
지난 72년 남편 채몽인씨의 사망으로 그 뒤를 이어 비누·세제의 선구적인 애경을 연 외형 2천 5백억원, 총 10개사의 그룹으로 확장해온 장 사장은 여성기업인으로 유일하게 전경련이사이자 대한상의상임위원으로 있는 인물.
그 자신 역시 매년 고소득 랭킹 1백위 권에 꾸준히 들어오다 몇 년 전부터 계열의 삼경화학 이사로 있는 장남 채형석씨 (올해 법인관련 42위) 에게 자리를 내준 장 사장은 억척스레 기업을 키워온 여성 재력가라는 점에서 뿐 아니라 5공화국 당시 총애(?)를 받은 여성기업인으로 구설수에 휘말려 왔다는 점에서도 한 사장과 비슷한 점이 있다.
이순자 여사와 경기여고 선후배 사이로 민정당 후원회 부회장·새 세대 육영회·심장재단 등에 관계하면서 85년 외국기업과의 소비재부문 합작사 2개사 설립허가를 얻어내 경쟁업계에 부러움을 산 것이라든가 계열 광주개발의 골프장 개설(87년)등에「영향력」을 발휘해 정력적인 여사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사장 역시 조만간 여성경제인협회회원으로 가입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재계에 실력을 자랑하는 이들 두 여사장의 가입을 계기로 현재 별도회관 건립까지 내다보고 있는 여성경제인협회의 새로운 위상이 또 다른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박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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