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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 소년들 처음 발견한 영국 다이버, "우린 영웅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태국 치앙라이 탐 루앙 동굴 속에 갇혀있던 13명을 처음으로 찾아낸 영국인 다이버들이 13일(현지시간) 귀국했다고 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다이버들은 런던 히드로 공항에 몰려든 환영 인파와 취재진을 향해 “우린 영웅이 아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구조 작업 마치고 13일 귀국한 스탠턴과 볼랜던 #"우리가 가진 독특한 기술 공동체 위해 썼을 뿐" #"아이들이 무사한 걸 알았을 때 흥분하고 안도"

태국 동굴에 고립된 소년들을 처음으로 발견한 영국 탐험가 릭 스탠턴(왼쪽)과 존 볼랜던. [AP=연합뉴스]

태국 동굴에 고립된 소년들을 처음으로 발견한 영국 탐험가 릭 스탠턴(왼쪽)과 존 볼랜던. [AP=연합뉴스]

은퇴한 소방관인 릭 스탠턴과 동료 다이버 존 볼랜던은 지난 3일, 폭우로 열흘 동안 동굴 안에 갇혀 있던 소년 12명과 코치를 처음 발견한 뒤 구조 작업 전반을 지휘했다.

성공적인 구조 작업을 마친 후 영국으로 돌아온 이들은 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들을 영웅이라 언급하는 기자에게 “우리는 영웅이 아니”라며 “우리는 단지 매우 독특한 기술을 지닌 사람들일 뿐”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스탠튼은 이어 “우리는 일반적으로 이 기술을 스스로를 위해 쓰지만, 때로는 커뮤니티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존 볼랜던도 “우리가 했던 구조 작업은 매우 계산되고 집중적인 것이었다. 그것은 ‘영웅’과는 정반대”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동굴 안에서 처음 소년들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에 대해 “그들이 다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흥분했고, 곧 안도했다”면서 “그리고 그 직후부터 이들을 어떻게 데리고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국 코번트리에서 소방관으로 활동하다 은퇴한 스탠턴과 브리스톨에서 컴퓨터 기술자로 일하는 볼랜던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굴 잠수사다. 태국 정부의 요청을 받고 전문가 자격으로 구조대에 합류한 이들은 탐 루앙 동굴의 구조와 지형을 파악하는 것부터 힘을 보탰다.

생존자들을 확인한 후에는 동굴 안의 상황을 체크하며 구조 계획의 토대를 짰다. 이들은 구조 방법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상세히 말하기 어렵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얼굴 전체를 가린 마스크를 쓰고도 긴장하지 않고 편안한 상태에서 구조대를 따를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11일 공개된 태국 축구팀 소년들의 병원 내 모습. 한 소년이 카메라를 향해 승리의 V 사인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1일 공개된 태국 축구팀 소년들의 병원 내 모습. 한 소년이 카메라를 향해 승리의 V 사인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두 사람과 함께 구조 임무를 수행한 영국 다이버 조쉬 브래첼리, 크리스 쥬얼, 코너 로와 아일랜드 다이버 짐 워니, 동굴 구조 전문가인 마이크 클레이튼, 게리 미첼 등도 이날 함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크리스 쥬얼은 “이번 구조의 잠수 조건은 극도로 도전적이었다”면서 “국제적인 협력 덕분에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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