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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워마드, 혐오 뭔지 모르는 처참한 무지에 한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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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씨(왼쪽)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오른쪽) [중앙포토, 전우용씨 페이스북 캡처]

역사학자 전우용씨(왼쪽)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오른쪽) [중앙포토, 전우용씨 페이스북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WOMAD)'의 '성체(聖體) 훼손' 논란과 관련해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약자의 강자에 대한 ‘혐오감’은 정당할 수는 있지만, 인류의 상식과 보편윤리에서 벗어나는 '혐오 표현'은 어떤 궤변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워마드 회원이 자기 부모가 신봉하는 종교의 성물을 모독한 것은 '패륜'이기도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남의 종교 성물을 모독하는 건 '반문명적·반지성적' 행위라는 건 현대의 상식이다"라며 "혐오에 반대한다고 외치면서 '혐오'가 뭔지도 모르는 저 처참한 무지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보다도 '강자에 대한 약자의 혐오는 정당하다'며 저런 행위를 지식인 무리를 향한 분노를 참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씨는 "신성모독, 탈코르셋운동, 가족해체주장 등은 100년 전에도 나왔다"라며 "그때 그 주장들이 어떤 경과를 거쳐 어떤 결실을 맺었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게, 지금 한국의 자칭 '급진 페미니즘'이 지닌 근본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무슨 일이든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는 '선각자'나 '선구자'라는 호칭이 붙는다. 그런데 과거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는 걸 '전혀' 모르면서 자기가 처음 하는 일인 양 착각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이름은 '바보'"라고 맹비난했다.

또 "지금 여성가족부가 할 일은 저들을 준열히 꾸짖는 것"이라며 "'여성가족부'라는 이름을 '여성부'로 바꾼다 해도,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천주교 성체를 불에 그을린 논란의 사진. [사진 독자제보]

천주교 성체를 불에 그을린 논란의 사진. [사진 독자제보]

한편 앞서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 자유게시판에는 '예수 XXX 불태웠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부모에게 강제로 끌려 성당에 갔다가 성체를 받아왔다며 성체에 낙서하고, 불로 태워 훼손한 듯한 사진을 첨부했다.

천주교에서 성체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하기 때문에 성체 훼손은 엄격히 금지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천주교 커뮤니티 측에서는 "이 사건은 전세계 천주교인에 대한 모독이자 국가 망신"이라며 강력 처벌을 요구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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