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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카드 내걸고 잔치 한마당 식당일 홀어머니 감격의 눈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올림픽탁구 여자복식에서 양영자·현정화 조가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 부산시 가야2동 599의6 현 선수의 집에는 TV를 지켜보던 현 선수의 언니 형숙양(21·회사원)등 가족·친척과 동네주민 50 여명이 일제히『만세』를 외치며 기뻐했고 미리 준비한「현정화 탁구 세계 정상에 오르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잔치를 벌였다.
현 선수가 세계정상에 우뚝 서기를 기원하며 인근사찰을 돌며 불공을 드려온 어머니 김말순씨(46)는 응원차 서울로 올라가고 없었다.
이모부 박훈씨(60)는『단식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안타까왔으나 복식에서라도 금메달을 따내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게 됐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주민 박성경씨(58)는『현 선수가 지난 83년 돌아가신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리겠다더니 86아시안게임에 이어 금메달을 따내 장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현 선수의 아버지 현진호씨는 50년대 말 탁구명문이었던 부산상고 탁구부의 주전.
고교정상급 선수로 명성을 날렸으나 국가대표로는 선발되지 못한 채 라켓을 놓아야했던 현씨는 국교 3학년 때부터 현 선수를 직접 지도하며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해왔으나 자신은 끝내 이 영광의 순간을 보지 못하고 만 것.
현 씨가 숨진 뒤 어머니 김씨가 식당조리사로 일하며 어려운 살림에서도 세딸 중 둘째인 현 선수의 뒷바라지를 해왔다.
금메달이 확정된 직후인 밤9시쯤 안상영 부산시장이 현 선수의 집을 찾아와 주민들과 함께 부산의 첫 금메달획득을 축하하고 노태우 대통령의 격려금을 전달했다.<부산=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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