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윌리엄스 "다시 준결승에 오르다니 놀라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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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놀라워요. 내가 다시 준결승에 올랐다니 정말 놀라워요."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37·미국·세계 181위)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윔블던 준결승에 올라 기뻐하는 세리나 윌리엄스. [EPA=연합뉴스]

윔블던 준결승에 올라 기뻐하는 세리나 윌리엄스. [EPA=연합뉴스]

윌리엄스는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총 상금 499억원) 여자단식 8강전에서 카밀라 조르지(27·이탈리아·52위)를 세트 스코어 2-1(3-6 6-3 6-4) 누르고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윌리엄스는 사상 최저 랭킹으로 이번 대회 준결승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윌리엄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몇 번이나 "지금 일어난 모든 일이 놀랍다. 윔블던에서 준결승에 나가기 위해 항상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로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정말로 일어났다"며 기뻐했다.

30대 후반인 윌리엄스의 부활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지난해 9월 딸을 출산한 윌리엄스는 임신과 출산으로 1년 넘게 투어 대회를 뛰지 못했다. 그러면서 세계 랭킹은 1위에서 400위대까지 떨어졌다. 올 1월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복귀하려 했으나, 출산 이후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아 불참했다.

그리고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2개 투어 대회에 참가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지난 5월말 프랑스오픈에 참가해 3경기를 이기고 16강까지 오르면서 다시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 몸이 무거워 보였고, 특유의 파워 테니스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16강전을 앞두고 가슴 근육 부상으로 기권했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주저앉지 않고 계속 훈련에 전념했다. 순위도 181위까지 만회하면서 윔블던 조직위원회는 윌리엄스에게 25번 시드를 줬다. 그러면서 1회전부터 강호와 만나지 않은 윌리엄스는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고, 준결승까지 올랐다.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오른쪽)와 딸 알렉시스 올림피아. [윌리엄스 SNS]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오른쪽)와 딸 알렉시스 올림피아. [윌리엄스 SNS]

윌리엄스는 "정말 컨디션이 좋다. 내가 해야하는 것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은 전혀 없다"며 "단지 내가 코트에 완전히 돌아왔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 윌리엄스가 우승한다면 '엄마'로서 첫 메이저 우승이다. 지금까지 출산 후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총 6번이었다.

만일 윌리엄스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메이저 대회 단식 통산 24번째 정상에 오르면서 이 부문 최다 기록 타이를 이룬다. 오픈 시즌 이전까지 합하면 메이저 대회 여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마거릿 코트(호주)의 24회다.

또 1968년 이후 최고령 메이저 대회 여자단식 우승 기록도 바꿀 수 있다. 이 부문 기록은 윌리엄스가 2017년 호주오픈에서 세운 35세 4개월이다. 이번에 윌리엄스가 우승하면 36세 9개월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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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스의 4강 상대는 율리아 괴르게스(30·독일·13위)다. 상대전적에선 윌리엄스가 3전 전승으로 앞서 있다. 또 다른 여자단식 준결승은 안젤리크 케르버(30·독일·10위)-옐레나 오스타펜코(21·라트비아·12위)의 대결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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