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 주택 주방에서 생선 굽기 등 조리하면 미세먼지가 배출되고 실내공기가 오염되기 마련이다.
미세먼지 걱정이 많은 요즘 조리 때 나오는 미세먼지 오염을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국립환경과학원 생활환경연구과 심인근 연구사는 5일 환경부와 한국실내환경학회(회장 임영욱)가 서울 중구 연세대 세브란스빌딩에서 주최한 "실내공기 제대로 알리기 대국민 포럼' 주제 발표를 통해 그 방법을 소개했다.
심 연구사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주거환경실험동에서 다양한 조리 재료를 이용해 조리하면서 그때 발생한 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했다.
그는 "1시간 동안 생선 굽기를 지속할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 3480㎍까지 측정됐지만, 육류 삶기를 할 경우에는 119㎍으로 많이 상승하지 않았다"며 "식품 재료가 가진 기름기가 조리 과정에서 표면으로 나오고 그게 타면서 미세먼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초미세먼지 24시간 환경기준치는 35㎍/㎥다.
이날 심 연구사의 발표 내용을 십계명 형식으로 정리했다. 마지막 ⑩은 환경과학원의 '조리 시 오염물질 저감 가이드'를 참고했다.
①주방 레인지 후드와 자연 환기(창문을 여는 등)를 동시에 한다. 특히, 생선구이 등을 할 때는 필요하다.
환기하지 않으면 미세먼지가 3000㎍/㎥ 이상 치솟았지만, 맞바람 통풍을 하면 200~300㎍/㎥ 수준을 유지했다.
②창문을 닫고 후드를 가동할 때에도 주변 창문을 일부라도 개방하는 것이 좋다.
레인지 후드의 흡입력으로 후두 주변에는 강한 기류가 형성되지만, 실내 다른 공간은 풍속이 낮다.
③튀김 요리를 할 때는 재료가 기름에 잠기도록 조리하는 것이 좋다.
기름이 소량일 때는 300㎍/㎥를 초과하지만, 육류가 기름에 잠길 정도로 튀길 경우 200㎍/㎥ 이하로만 발생했다.
④생선구이 등을 할 때는 종이 포일이나 팬 뚜껑을 덮고 조리한다.
기름이나 미세먼지나 실내로 확산하거나 주변 바닥으로 튀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
⑤조리 후에도 최소 30분 이상 레인지 후드를 작동하거나 자연 환기를 한다.
가스상 물질은 조리 후 30분 이내에 조리 전 상태로 낮아졌으나, 미세먼지는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데 2시간 이상 걸린다.
⑥기름을 사용하는 것보다 삶는 방법을 쓰면 미세먼지가 덜 발생한다.
삶기를 하면 굽기나 튀기는 것보다 덜 발생한다.
⑦가스 연소 자체도 오염물질을 발생시키므로 레인지 사용시간을 최소화한다.
가스레인지 연소를 통해 일산화탄소나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이 발생한다.
⑧조리 후에는 주방 바닥의 먼지를 물걸레로 닦는다.
미세먼지는 조리 후에도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바닥에 떨어진다.
⑨레인지 후드 필터를 주기적으로 청소하거나 교체한다.
레인지 후드로 빨려 들어간 오염물질은 후드 내 세균의 서식처가 된다.
⑩숯이나 커피 등을 실내에 두고 오염물질을 흡착, 제거한다.
환기 팬을 통해 배출되고 남은 오염물질은 벽과 천정을 타고 올라가 거실로 퍼진다.
담배와 모기향도 미세먼지 오염 원인
이날 포럼에서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대한금연학회장)는 "궐련형 전자담배(가열 담배)에서도 미세먼지 배출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노 입자(지름 0.1㎛ 이하, 1㎛=1000분의 1㎜)의 경우 일반 궐련 담배의 38~41% 수준으로 배출되고,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중 폼알데하이드는궐련 담배의 4.3~4.5% 수준으로 배출된다는 것이다.
지 교수는 "가열 담배는 일반 궐련 담배에 비해 잠재적 발암성을 10% 정도 줄이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양지연 박사는 "중국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을 보면, 액체형 전자모기향이나 매트형 전자모기향에서 초미세먼지가 배출되고, 그로 인해 특정 실험 조건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100~120㎍/㎥까지 상승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하루 80~90%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는 시민들에게 실내 공기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1회 포럼을 시작으로 12월까지 세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