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날, 회장은 중국행 기내서 식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아시아나 승무원 자료사진. [연합뉴스, 중앙포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아시아나 승무원 자료사진. [연합뉴스, 중앙포토]

'기내식 대란'이 일어난 1일, 아시아나항공이 중국행 비행기를 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에게 따뜻한 기내식을 제공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4일 JTBC는 이런 내용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이 박 회장 귀국 땐 승무원을 동원해 꽃을 건네기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박 회장은 지난 1일 중국에서 열리는 골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다. 단거리 노선이지만 박 회장에게는 따뜻한 기내식이 제공됐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에서는 유럽, 미주 등 장거리 노선 승객들에게 기내식 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한, '기내식 대란'이 일어난 날이다.

이날 아시아나 항공의 국제선 여객기 80편 가운데 51편이 지연출발 했고, 36편은 기내식 없이 출발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다음 날인 2일도 기내식 공급에 차질이 생겨 11편의 항공기가 지연됐고, 6편은 기내식 없이 출발했다.

2012년 여름 성수기를 맞아 아시아나항공이 새로운 기내식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사진 아시아나 제공]

2012년 여름 성수기를 맞아 아시아나항공이 새로운 기내식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사진 아시아나 제공]

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서 관계자들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기내용품을 싣고 있다. [뉴스1]

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서 관계자들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기내용품을 싣고 있다. [뉴스1]

승무원들이 귀국하는 박 회장에게 꽃을 전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자신을 경력 10년 이상의 현직 승무원이라고 밝힌 제보자는 JTBC에 "박 회장 입국 뒤 승무원들이 꽃을 들고 환영했다"고 말했다. 기내식 대란이 한창 이슈로 떠오른 만큼 3일 공항에는 취재진이 귀국하는 박 회장을 기다렸지만 박 회장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승무원들이 환영의 꽃을 전달했다는 증언이 나오자 사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지난 2월 이후 승무원을 꽃 전달에 동원한 일은 없다"며 "귀국길에 우연히 승무원들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박 회장 비행기의 기내식에 대해선 "당시 오전에는 공급 차질이 별로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