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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를 내다보는 「과학한국」 청사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최근 2∼3년간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면서 물리학계를 흥분시켰던 고온 초전도체부문에서는 10년 후에 「꿈의 열차」로 통하는 자기부상열차의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그 자체로는 쇠붙이에 불과한 초전도물질이 성형 (가공) 기술의 개발로 본격적인 응용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게 관계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 최상삼 박사 (응용광학연구실장) 는『경제성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으나 기술수준으로 볼 때 10년 뒤에는 최소한 초전도체를 이용한 자기부상열차의 모델정도는 충분히 개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예측이 적중한다면 오는 2000년대 초에는 레일의 10∼15㎝위에 떠 서울에서 부산까지 불과 50분 이내에 달릴 수 있는 꿈의 열차가 현실로 등장하게 된다.
극한기술에 속하는 초전도체에 대한 연구는 지난 86년 절대온도 30도 (섭씨 영하 2백43도) 에서 전기저항이 없어지는 물질이 개발된 것을 계기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빠른 진전을 보여왔다. (절대온도 0이 섭씨 영하 2백73도)
현재 세계 최고의 초전도체는 절대온도 1백25도 (섭씨 영하 1백48도)의 상온에서 초전도현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미국이 개발했다.
초전도 물질이 초기에는 이트륨· 탄소 등 희토류원소를 함유하고 있었으나 최근 들어 희 ,토류대신 지구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산화물로 구성된 초전도 물질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데에 국내학자들은 큰 희망을 걸고 있다.
초전도체의 구성성분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산화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희토류에 비해 설계상의 공정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전도체의 응용문제와 직결되는 성형기술이 개발된다면 응용분야는 자기부상열차 외에도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기저항이 없어지기 때문에 발전시킨 전기를 원하는 데까지 끌어쓰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현재의 전기손실량 (발전량의 10∼2O%) 을 완전히 없애 머리카락 굵기의 전선에 최대 10만 암페어의 엄청난 전력을 대량 송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소한의 에너지로 초고속슈퍼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인체의 뇌 생리작용을 정확히 규명하는 심자계의 개발· 활용, NMRICT의 자양을 높여 의학적 활용도를 높이는 등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 전자가속기· 화학분석기· 전자측정장치 등에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초전도체가 반도체와 결합될 경우 적외선 같은 검출하기 힘든 전자파를 정확히 검출해 낼 것으로 보인다.
초전도체 이외에도 아모르퍼스 (비정질) 재료· 파인세라믹스· 고분자재료· 형상기억합금· 수소저장합금 등 신소재가 10년 뒤에는 속속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어 「생활의 질」 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볍고 강도가 뛰어나 범용 FRP (섬유강화플래스틱) 제품인 골프채· 낚싯대 등에 널리 쓰이고 있는 아모르퍼스는 에너지절약에 큰 효과를 발휘할 전력형 변압기의 자심 재료를 선보이는 등 국내에서도 완전 실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박막기술의 진보와 함께 광자기디스크는 현재의 플로피디스크 1만6천장에 해당하는 많은 용량의 정보를 담을 수 있어 사무자동화 (OA) 에 한몫을 하게된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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